기관의무보유확약, 어제의 약, 오늘의 독?

 ‘기관의무보유확약은 어제의 약이자 오늘의 독인가.’

 최근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시장 신규등록기업들의 수요예측때 배정받은 주식을 1∼2개월간 의무보유키로 약속한 물량이 시장으로 풀려나면서 이들 종목의 주가상승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등록 당시에는 보호예수 규정이 없는 기관에 대한 물량 출회 제한으로 기업인지도와 주가상승 효과를 동시에 누렸으나 확약기간이 만료되면서 오히려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올 하반기 기관의무보유확약의 포문을 연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지난 9월 13일 등록된 후 거래일수 기준 엿새 동안 상한가 행진을 거듭하며 같은 달 20일 8만8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이달 7일 현재 4만5400원까지 하락했다.

 소프트포럼도 지난달 1일 등록 후 사흘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지만 지난달 7일 1만9800원을 고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해 현재 주가는 1만3300원에 머물고 있다.

 케이비테크놀로지, 이니텍 등도 기관 물량 출회에 대한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관계자 사이에선 기관의무보유확약제도의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업체와 개인투자자들은 어차피 나올 물량이라면 등록 직후나 1∼2개월 후나 별 차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최근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상승세에 편승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곤혹스러워하는 형편이다.

 코스닥등록기업의 한 재무담당임원(CFO)은 “기관이 의무보유를 확약할 경우 기업의 이미지가 높아지는 장점이 있으나 어차피 기관들이 이익을 낸 후에는 물량을 모두 내다팔아 의무보유확약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기관의무보유확약제도가 구속력이 약해 보호예수기간에 물량을 팔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의무보유기간이 만료되기도 전에 기관이 물량을 내다팔아 이 제도의 무용론이 제기됐다.

 반면 기관투자가와 주간증권사들은 기관의무보유확약이 기존 주주와 공모에 참여한 개인투자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지적한다. 등록초기 기관들의 물량이 빠져나올 경우 개인의 피해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한 후 물량 출회에 따른 조정은 적정주가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류성훈 대신증권 IPO담당자는 “이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등록직후 기관의 물량 출회 때문에 개인이 이익을 내기가 힘들었고 주가도 제자리를 찾기 어려웠다”며 “안정된 적정주가 형성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선 꼭 필요한 제도”라고 말했다.

 또 한편으로는 기관의무보유확약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모두 존재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필요악’이며,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라 투자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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