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거래소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9·11테러 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지난달말부터는 지수상승률 격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6일 현재까지 거래소지수 상승률은 9%에 달하는 반면 코스닥지수는 절반 수준인 4%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거래소시장이 주춤할 경우 코스닥시장이 그 갭을 메우며 강하게 상승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마저 6일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동반 하락하면서 꺾여버렸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닥지수가 거래소 종합주가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작은 이유는 코스닥시장의 태생적인 한계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코스닥시장에는 대기업의 하청업체 및 자회사가 대거 포진해 있어 거래소시장에 집중돼 있는 대기업의 실적 및 주가움직임에 후행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반도체와 시스템통합(SI) 관련주. 현재 코스닥시장 반도체관련주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 의존하는 장비·재료업체들이 대부분으로 실제 대기업의 투자가 이뤄져야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가동률만 늘려도 주가가 상승할 수 있지만 장비업체들은 실제 발주가 이뤄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SI업체도 대기업들의 자회사가 많아 자생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등 나스닥기업들은 자체 브랜드를 갖고 시장내 독점력을 보유한 기업이 많다.
코스닥기업들이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있는 점도 코스닥시장의 상승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성장성을 중시하는 시장으로 당장의 이익창출보다는 앞으로의 기대감이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실적을 보여줘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 따라서 코스닥시장내 상당수 정보기술(IT) 종목은 실제 기업가치와 비교했을 때 현재 주가는 여전히 높은 편이라는 지적이 많다.
증시전문가들은 이제 코스닥 등록기업수만 늘릴 것이 아니라 성장성 및 실적이 검증된 기업들을 중심으로 코스닥시장을 재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코스닥 등록기업수는 696개로 거래소(686개)를 앞지른 반면 시가총액은 거래소(253조원)의 5분의 1 수준인 50조원, 올들어 퇴출된 기업수도 8개에 불과하다. 이렇게 시가총액이 적은 기업들이 난립하자 국내 증시를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과 기관들의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엄준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에 공급물량은 늘어나고 있으나 수요는 창출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 상황”이라며 “이는 코스닥시장이 수요를 견인할 만한 매력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며 단기매매에 치중하는 개인들의 비중만 높여 장기적이고 큰 폭의 주가상승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의 ‘테마주’난립도 코스닥지수의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거래소 상장기업들은 대부분 장기간의 검증을 거치며 업종이 뚜렷하게 구분되고 있지만 코스닥 등록기업들은 자주 사업을 변경해 투자자들의 장기투자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올해 사명변경만 36건에 달하며 A&D과정에서 계속 업종이 변경되고 있다.
결국 코스닥시장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현재 퇴출제도 및 시장투명성 강화 등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여러가지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이러한 조치들이 실제 운영상에서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가 향후 코스닥시장의 운명을 결정짓는 잣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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