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커런트]모바일 서비스 성공전략

 휴대폰·PDA 기반 무선인터넷 시장이 부상하면서 금융·뉴스·엔터테인먼트 분야 업체들의 무선콘텐츠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그러나 통신서비스 업체가 아닌 경우 모바일 콘텐츠 제공을 통해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시장의 잠재성을 보고 수많은 업체들이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대부분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럽에서는 단문메시징 서비스(SMS)의 빠른 보급으로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가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성공을 거둔 콘텐츠 업체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포레스터리서치는 성공사례를 들어가며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업체들에 “전략을 바탕으로 면밀한 시장조사를 선행하라”고 충고한다. 전자신문과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인 포레스터리서치가 공동으로 기획하는 ‘EC커런트’ 이번주 주제는 모바일 서비스 부문 성공전략이다.편집자

 유럽에서는 통신서비스 업체를 제외하고 소매상이나 은행 등 통신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업체들이 SMS 및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 등 통신서비스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경우가 별로 없다. 물론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Financial Times)·콘서스(Consors)·이맵(emap) 등이 대표적인 성공업체다. 이 업체들은 나아가 모바일 콘텐츠가 소비자용으로는 물론 기업용으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3사가 어떻게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 도전했는지 알아보자.

 이미 알려진 대로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는 잠재성이 높다. 그러나 제대로 된 전략이 없는 무모한 도전은 실패를 불러오기 십상이다. 일부 업체는 사업을 가시화시키지도 못하고 있고 서비스를 출범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또는 서비스 결과가 실망스럽기도 하다.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 소비재 업체 가운데는 사용자를 모바일 서비스로 끌어들여 이익을 발생시키기도 하고 충성도를 가속화시키면서 자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업체들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 요인이 성공과 실패를 구별지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앞서 말한 3개의 유럽 업체의 사례를 주의깊게 살펴보자.

 ◇FT=지난 96년에 이미 유럽의 대중신문들은 PC기반 웹을 포괄하기 위한 출판물을 잇달아 발간하기 시작했다. 이와 상관없이 FT는 이미 94년부터 모바일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 회사의 상용 개발책임자인 라라 살라메 보로는 자사 모바일 서비스에 대해 아래와 같이 요약했다.

 “FT의 모바일 서비스 철학은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를 필요로 할 경우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모바일 서비스와 웹 서비스의 가장 큰 전략적 차이는 모바일 서비스는 프리미엄 요금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모바일 웹에서 무료는 사라지고 있다.”

 FT는 웹기술에 주력하면서 프리미엄 서비스에 집중했다. 특히 아래와 같은 3가지 범위에서 모바일 서비스를 운용했다.

 △무료 WAP과 PDA 콘텐츠:99년 출범한 FT의 WAP서비스(wap.ft.com)는 비즈니스 뉴스를 제공한다. WAP폰을 이용한 주식시세 정보는 다소 늦게 제공됐다. 이 서비스는 현재 매주 평균 18만명이 이용한다. 이는 영국내 WAP 이용자의 17%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와 별도로 팜과 윈도CE를 기반으로 한 PDA서비스를 개시했는데 이는 1년에 불과하지만 매일 10만명이 이용하고 있고 이미 광고를 통한 이익을 내고 있다.

 △프리미엄 서비스:무료 WAP서비스에 부가돼 현재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프리미엄 서비스 ‘모바일 골드(Mobile Gold)’는 월 15파운드의 요금을 받고 있다. 주식시세와 뉴스서비스를 비롯해 특정 분야에 대한 정보와 관심이 있는 분야의 정보를 SMS방식으로 제공중이다.

 △모바일가상네트워크사업자(MVNO):FT는 브리티시텔레컴(BT)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독자 브랜드의 모바일 폰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같은 서비스를 위해 두 가지 원칙을 수립했다.

 첫째, 소수정예 원칙이다. 8명에 불과한 인원이 모든 FT의 모바일 서비스 부문을 관리하고 운용한다. 모든 콘텐츠는 FT기자들이 만들어 내고 나머지는 콘텐츠 관리 시스템이 알아서 웹사이트에 기사를 게재하기 때문이다.

 둘째, 무료 서비스가 유료의 기반을 만든다는 원칙이다. FT는 무료 WAP서비스를 운영했다. 이익을 얻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이용자들에게 모바일 서비스란 무엇인가 하는 점을 인지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 출범 1년 만에 전략은 성공으로 드러났다.

 ◇콘서스(Consors)=웹 주식거래 사이트인 콘서스는 지난 96년 독일에서 처음 선을 보인 이래 스위스·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로 서비스 국가를 넓혀갔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모바일 서비스에 돌입했다. 콘서스의 저스터스 플레이게 모바일 채널 이사는 성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99년 슬로건은 ‘콘서스는 넘버원’이라는 것이었다. 모바일 분야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로 적용됐다. 콘서스는 모바일 분야에서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목표는 내년에 이익을 내는 것이다.”

 콘서스는 특히 자주 주식 거래에 나서는 사람들을 겨냥했고 콘서스 고객들은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SMS를 이용한 무료 주식거래 및 뉴스 서비스:콘서스는 주목할 만한 업체들을 선정해 주가변화 및 기업뉴스를 SMS방식으로 제공했다. 뉴스에 대해서는 요금을 받았지만 TV 등 다른 매체에 비해 자신들의 서비스가 저렴하다는 점을 인식시킬 수 있었다.

 △WAP을 이용한 주식 거래:콘서스 고객들은 WAP폰을 이용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주식을 사고 팔 수 있었다. 지난해 2월 고객은 이미 5만명을 넘어섰다. PC의존도가 낮은 고객들을 유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PDA를 포트폴리오 분석 수단으로 활용:콘서스는 팜OS에 기반한 PDA용 서비스를 통해 PC기반 웹과 가장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PDA를 온라인에 접속시켜 고객들로 하여금 주식을 사고 팔 수 있게 했다.

 콘서스는 특히 신중함을 앞세운 전략으로 모바일 서비스 고객들에게 접근했다.

 첫째, 서비스 요구를 만족시키는 보고 채널을 활용했다. 모바일 서비스는 초기 제공 단계에서부터 제대로 된 서비스 설계나 고객을 확보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따라서 이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보고 체계를 확립해 효율성을 높였다.

 둘째, 호환성 장벽을 제거했다. 소비자들이 서로 다른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고 있어 서비스 확산에 장해물이 됐다. 콘서스는 플랫폼에 관련없이 동등한 보안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산하에 기기/서비스 번들 서비스 부서를 두었다.

 ◇이맵(emap)=영국의 잡지업체인 이맵은 10대를 대상으로 한 격주간지 ‘스매시 히트(Smash Hits)’를 발간중이다. 70만명의 독자를 확보한 비교적 성공을 거둔 잡지였다. 지난해 말 이 회사는 모바일 마케팅 서비스 업체인 플라이텍스트(flytxt)와 손잡고 SMS 마케팅 시험에 나섰다.

 이맵의 브랜드부문 이사인 니키 커서는 “새로운 매체로서 모바일은 잠재력이 컸고 기존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력도 클 것으로 예상됐다. 모바일 SMS 캠페인은 기술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스매시 히트는 세가지 캠페인에 나섰다. 목표를 확정하고 고객중심의 SMS 마케팅 캠페인을 만들어갔다.

 △팝스타에 대한 최근 뉴스를 제공:10대들은 스매시 히트 사이트에서 SMS를 보낸다. 그리고 나서 SMS방식으로 제공되는 연예 뉴스와 가십(gossip)거리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나이와 주소 같은 개인 정보를 획득한다.

 △스타들에 대한 SMS 전송:이맵은 독자들과 가장 친숙한 연예인에게 SMS를 보내거나 받도록 주선한다. 독자들은 이맵으로 개인적인 데이터를 보내고 이맵이 주는 메시지를 받는다.

 △인지도 증대:이맵은 기존 독자를 뛰어넘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이맵은 색다른 이벤트를 만들었다. 이는 독자 한명이 두명의 친구들에게 ‘스매시 히트’를 이용해 SMS를 보내는 방법이었다. 그 결과, 스매시 히트 클럽 회원은 15% 증가했다. 이를 통해서 이맵은 새로운 고객정보를 확보했다.

 이맵은 캠페인을 통해 몇가지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다.

 첫째, 조직은 작게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서비스 제공업체인 플라이텍스트가 모든 기술을 처리한다. 캠페인 제작 역시 플라이텍스트가 담당한다. 이맵은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에 따른 마케팅만을 담당한다.

 둘째, 캠페인 내용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는 점이다. 초기 실험기간 동안 이맵은 메시지 수를 비교했다. 이맵은 기존 오프라인 엽서 수준을 기대했다. 환수율은 20%로 성공적이었고 비용은 메일링의 10% 정도에 불과했다.

 ◇분석=이들 3개 업체의 사례를 연구한 결과 아래와 같은 내용을 알게 됐다.

 첫째, 모바일 콘텐츠는 사업내용이 구체적이고 명확한 경우에 한해 이익을 준다는 것이다. 모바일 서비스는 FT에 매출증대를 가져다 주었고, 콘서스에 고객을 유인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며, 이맵에는 적은 비용으로도 높은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주었다.

 둘째, 업계를 선도하는 모바일 전략은 다양해야 한다. 3개 업체의 모바일 서비스는 역사적으로 다르고 전략 고객과 시장접근 전략이 달랐다. 셋째, 성공적인 업체는 반드시 전략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3개 업체는 명백한 모바일 전략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경쟁에 있어서도 경쟁업체가 예상하는 것과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업체들의 전략은 FT·콘서스·이맵 모바일의 유료화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사례연구를 통해 성공적인 모바일 전략은 네가지 요인을 갖는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첫째, 성공한 업체들은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장 큰 목적을 파악한다. 특히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둘째, 어느 분야에서 이익이 창출되는지 이해한다.

 셋째, 어떤 기술이 모바일 서비스를 가동시키고 운영 가능하게 하는지를 잘 파악하고 있다.

 넷째, 업체들의 성공을 어떻게 측정할지 알고 있다. 특히 어떤 비즈니스가 자금을 끌어모으는 기반이 되는지 알고 있다.

 반대로 실패한 업체들은 대부분의 업체들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이들은 첫째로 끝모를 프로젝트에 자원을 낭비한다. 목적을 상실한 모바일 서비스는 주주에 대한 이익창출 없이 서비스 분야만 옮겨다니게 된다. 따라서 관리 시간이 소요되고 자금이 마르며 비싼 값에 외부의 지원을 받는 사태에 직면하기도 한다.

 둘째, 제품 출시를 포기하거나 소비자를 경원시한다. 모바일 서비스가 목적을 상실할 경우 업체들은 계속 시나리오만 짠다. 그러나 어떤 것도 서비스 성공과는 거리가 있다. 업체들은 적절한 시작점이 어디인지도 모르게 되고 소비자들을 혼돈에 빠뜨린다.

 셋째, 아무도 중복투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비즈니스에 대한 지원이 어디서 이뤄지는지 몰라 외부 협력업체들이 이미 해결한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투자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넷째, 자금부문 실패가 지속된다. 특별한 목적을 세우지 않은 채 업체들은 결과물 없는 곳에 잔뜩 투자한다. 이익없이 가치있는 소비자들을 희생시킨다.

 다섯째, 모바일 기회로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또 무엇을 해야 하고 해야만 했는지 파악하지 못한다. 예컨대 MTV의 고객들은 제품을 쉽게 디지털화할 수 있고 브랜드 인지도도 높기 때문에 유료화를 감수한다. 그러나 이같은 사례를 하이네켄 맥주 판매에 적용할 수는 없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대한 적절한 대처만이 모바일 콘텐츠 업체의 살길이다.

 여섯째, 미래에 대한 예측을 하지 못한다. 이 경우 업체들은 다양한 계획에도 불구하고 나락으로 떨어진다. 또 과정이 흔들리는 만큼 모바일 자금을 모으는 데 애로사항이 크다. 많은 기회를 얻을수록 보다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성공확률은 적어진다. 반대로 기술을 통해 빠르게 혁신하는 업체들은 그들의 기회를 돈으로 연결시킨다.

 결국 업체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전략을 재검해야 한다. 내·외부의 변화는 업체들에 어떤 모델이 올바로 선택한 것인지에 대한 변화를 요구한다. 이런 가운데 업체들은 기술의 개발만이 기회를 창조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리=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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