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EL 주도권을 잡아라"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EL 시장 선점을 겨냥한 세계 각국의 상용화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유기EL 모듈의 상용화를 추진중인 업체는 일본과 한국 외에도 유럽연합(EU)·미국·대만 등지에서 줄잡아 30개사에 육박하며 대부분의 업체가 내년과 2003년중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업체들은 장기적으로 기존 수동형(PM) 유기EL에 이어 차세대 제품인 능동형(AM) 유기EL에 대한 양산기술을 조기에 확보할 방침이어서 이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주도권 선점 다툼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그러나 2002년과 2003년 유기EL 시장 규모가 각각 2억달러, 4억달러 수준이어서 업체수 과다에 따른 출혈경쟁이 벌써부터 우려된다. 

 유기EL 상용화 계획을 밝힌 해외 주요 업체로는 △소니·산요·파이어니어·TDK·도시바·세이코엡슨·니폰세이키·스탠리 등 일본의 8개사 △라이텍·테코옵트로닉스·유니비전테크놀로지·델타옵토일렉트로닉스·윈델·기가스토리지·ITRI-ERSO·라이트로닉 등 8개사 △필립스·듀폰·지멘스·이마진·UDC·CDT 등 유럽과 북미의 5개사 등이다.

 국내 업체로는 삼성SDI와 LG전자를 필두로 삼성전자·LG필립스LCD·하이디스 등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업체들이 AM 방식 양산기술을 개발중이며 오리온전기·일진 등과 네오디스플레이·엘리아테크·CLD 등 벤처기업들도 뛰어들 태세다.

 이밖에도 코닥·IBM 등이 직접적인 양산은 아니더라도 관련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참여업체가 많은 것은 PM 방식의 경우 다른 디스플레이에 비해 초기 투자비가 적고 양산도 용이해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AM 방식의 경우 기존 브라운관 업체는 신규사업으로,TFT LCD 업체들은 보완사업으로 추진하면서 기존 디스플레이에 비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생산 노하우가 풍부하고 양산기술을 갖춘 한국·일본업체들이 PM 분야는 물론 AM 분야의 상용화 경쟁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기초기술이 우수한 유럽·미국업체와 PM 분야를 주도할 대만업체의 잠재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기EL이 다른 디스플레이에 비해 전자에서부터 화학·재료공학까지 망라돼 업체간에 서로 제휴가 활발할 것으로 보여 직접 생산하는 업체는 한국·중국·대만을 중심으로 한 10여개사로 줄어들게 되나 이 업체 수 역시 시장규모에 비해 과다해 시장선점과 주도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