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지재권 분쟁 심화

　무선인터넷 관련 지식재산권(지재권) 분쟁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이엔터컴과 만민에미디어 등 음악기획 및 제작사들은 최근 다날·야호커뮤니케이션·텔미정보통신·오사이·인포허브 등 휴대폰 벨소리 다운로드업체들을 대상으로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에대해 벨소리다운로드업계는 “이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저작권료를 지불해 왔으며 각 곡마다 다시 일일이 미디(MIDI) 작업을 통해 재가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음악기획사들이 저작인접권을 들먹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에 앞서 인포허브는 이달 중순 휴대폰결제 특허권 행사를 위한 협상을 전개하겠다는 공문을 관련업계에 보냈다. 그러나 다날 등 일부 기업은 특허출원일이 인포허브측보다 빠르고 서비스도 먼저 실시했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 밖에 휴대폰을 이용한 숫자도메인 관련 특허도 이미 출원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서비스를 준비중인 관련기업간 분쟁이 우려된다.

　◇원인과 배경=잠잠했던 무선인터넷 관련 지재권 분쟁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최근 무선인터넷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벨소리·휴대폰결제 등 일부나마 적지않은 매출과 실적을 거두고 있어 지적재산권 행사에 따르는 반대급부가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미 벨소리업체인 야호·다날 등 선발업체들은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코스닥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유선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무선분야 지적재산권 역시 권리행사가 쉽지 않고 특허를 피해가기 쉬운 비즈니스모델(BM) 특허와 저작권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부를 제외하면 BM은 요소기술이 아니어서 특허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며 “권리 행사를 통한 수익창출보다는 특허분쟁을 통해 기업이미지 제고와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망과 대책=무선인터넷은 기본적으로 서비스 유료화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며 서비스 초기부터 일정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지재권자 입장에서는 어떤식으로든 특허권을 행사할 경우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1∼2년 전에 출원된 특허가 심사과정을 거쳐 정식특허로 속속 인정되고 있어 침해 여부를 둘러싼 크고 작은 분쟁은 앞으로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같은 분쟁이 자칫 무선인터넷 시장 활성화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따라 업계는 포괄적으로 규정되는 BM특허에 대해 관련부처 및 기관의 침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지재권 행사과정에서 업체간 불협화음을 내기보다는 시장규모를 확대시키는데 초점을 두고 공동보조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는 그러나 “이제 국내 무선인터넷 벤처기업들도 기존의 잘나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베끼기보다는 더욱 차별화된 모델로 승부하는 창조적 정신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