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가입과 2008 베이징올림픽, 서부대개발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로 급성장이 예상되는 중국경제가 우리나라 IT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26일 산자부가 발표한 ‘중국경제의 부상과 중국시장 활용방안’ 보고서는 이같은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 제공하고 있다. 한마디로 거대한 중국은 한국에 위기이자 기회의 땅이 되고 있는 현실을 산업별 경쟁력 비교를 통해 조망하고 경쟁우위 및 열세에 따른 품목별 접근전략을 상세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보고서는 분명 주목할 만하다.
◇경쟁력 현황은=반도체를 제외한 전자산업의 경우 한국은 생산액과 수출면에서 모두 중국에 추월당했다. 한국 전자산업 생산액은 이미 지난 98년 392억7500만달러로 중국의 524억5600만달러에 비해 크게 뒤졌다. 지난해에도 한국은 534억2900만달러로 중국의 713억4400만달러에 비해 차가 줄지 않고 있다. 수출액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 전자산업 수출액은 지난 98년 201억5200만달러로 중국의 354억8000만달러에 비해 뒤졌다. 지난해에도 한국의 수출액은 445억9500만달러인 데 반해 중국은 588억4200만달러였다.
품목별로 한국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제품은 금전등록기, 디지털형 자동처리기계, 교환기, 송수신기, 텔레비전 카메라, 무선기, 무선원격조절기, 안테나, 교통관제기, 신호발생기 등 몇품목 되지 않는다. 표1참조
반도체분야는 중국보다 매우 강한 우위에 있다. 한국의 반도체 생산액은 지난 99년 122억6200만달러로 중국의 6억3500만달러의 20배에 가까웠다. 지난해에도 한국은 173억7500만달러로 중국의 8억9500만달러보다 20배 정도 많았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도 지난 98년 169억4500만달러로 중국의 18억9200만달러보다 8배 정도였다. 지난해에도 한국은 258억4500만달러로 중국 44억9000만달러의 6배에 달했다. 하지만 반도체의 우위는 D램의 압도적인 우세에 기인하고 있을 뿐 비메모리쪽은 중국에 비해 결코 유리하지 않다. 표2참조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반도체디바이스, 바이폴러와 모스테크놀로지의 결합회로 등 몇개 품목에서만 우위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대응전략=경쟁우위에 있는 산업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우세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열세인 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한국이 열세인 분야는 시장점유율에서 뒤진다는 것이지 아직 기술면에서 여전히 우위를 지키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전자제품의 경우 품질대비 가격수준이나 가격대비 품질수준에서 중국보다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아직 저비용을 이용한 저가를 경쟁력의 무기로 앞세우고 있다.
특히 아직 중국산에 비해 차별성을 지닌 이들 산업에서는 고급제품의 중국수출과 저급 또는 현지공장 생산품의 국내수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는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은 한국 전자제품의 수출에서 미국, 일본 다음 가는 3대 수출국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전자제품 수입에서도 전체의 12%대를 차지하며 역시 일본, 미국 다음인 3위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에서는 수출과 수입면에서 각각 10위와 7위를 기록할 정도로 아직까지 교역이 활발하지 못하다.
그러나 중국 전자산업 및 인터넷의 급속한 확대로 조만간 중국이 주요 반도체 수출국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한 국내 공장의 중국이전에 따라 가격경쟁력을 지닌 비메모리제품의 수입증가도 동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이미 열세이거나 경합중인 제품은 중국의 저가전략을 압도할 수 있도록 품질과 가치를 더욱 높이는 방법이나 이 방법이 어려울 경우 공장이전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우위에 있든 아니든 어떠한 경우에도 한국은 거대한 중국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현지 마케팅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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