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회장 김재철) 산하 교육기관인 무역아카데미에서 운영 중인 ‘IT마스터과정’ 수료생들의 해외 취업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내달 20일 1년간의 교과 과정 수료를 앞둔 115명의 수강생 중 현재 해외 취업이 확정된 학생은 19명뿐. 이마저 대부분 일본 인력파견업체인 재스넷(JASNET)을 통해 취업이 이뤄진 경우로 영어권 국가 취업을 희망한 대다수 수강생들은 수료를 한달도 채 남겨 놓지 않은 현재까지 진로가 불투명한 상태다. 더욱이 일본 취업이 예정된 13명의 경우 취업비자에 대한 협회 측의 소홀한 대응으로 사실상 취업이 불가능해졌다.
무역협회는 김재철 회장의 특별 지시로 ‘국내 IT인력의 해외 수출’이라는 기치 아래 대졸 미취업자를 주대상으로 올초 IT마스터과정을 신설, 현재 2기 수강생까지 총 230여명이 교육 중이다.
내달 수료를 앞둔 한 1기 수강생은 “최근 일선업계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XML은 정식 교과 과정에 포함돼 있지도 않은 등 우수한 교육기자재와는 달리 1년간의 장기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가 아쉬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회장은 ‘상품의 수출증진보다 인력의 해외 진출 지원이 우선’이라며 지난해 말께 IT마스터과정 신설을 긴급 지시, 밀도있는 커리큘럼이나 강사진 구성을 위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무역협회 측은 기자재 구비와 수강료 지원에 지금까지 1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다.
한 수료 예정자는 “김 회장의 말과 협회 공신력을 믿고 400만원의 교육비와 1년의 시간을 투자한 만큼 해외 취업이 어렵다면 국내 기업이라도 적극 알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역아카데미 김장한 이사는 “테러사태 등에 따른 미국 경기침체로 기대하던 해외 취업이 어렵게 된 게 사실”이라며 “수료 예정자들의 국내 취업을 적극 추천하는 한편 3기생부터는 미국 현지 대학에 교육을 위탁해 해외 취업률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IT교육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성이 담보돼야 하는 IT 분야에서 교육 경험이 전무한 무역협회가 처음부터 무리수를 뒀다”며 “지금이라도 전문IT교육기관을 통한 아웃소싱 등으로 특화된 IT인력 양성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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