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전자·LG전자가 공동개발한 차세대 IP교환기술인 ACE2000 기반의 MPLS(Multi-Protocol Label Switching) 시스템은 그동안 취약하던 국내 인터넷 기반기술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 데이터 전송은 IP패킷이 지나가는 모든 경유지 라우터에서 IP주소 테이블을 검색, 목적지로 가기 위한 다음 경유지를 차례 차례 결정하는 패킷 전달 방식이어서 급증하는 이용자로 인한 인터넷 트래픽 해소가 큰 과제였다.
MPLS 시스템은 마치 국도와 지방도로로 구성된 현재의 인터넷 망에 특정 목적지와 특정 응용을 위한 고속도로를 추가하는 것과 같아 인터넷 이용자 급증에 따른 트래픽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IT 전망에 대해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오붐사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전세계 코어IP장비의 90% 이상, 액세스 장비의 82% 이상이 MPLS 기술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MPLS 기술은 인터넷 분야의 기술표준을 주도하는 IETF에서 관련 규격의 표준화가 마무리단계에 있으며 시스코·주니퍼·노텔 등 세계 유수 네트워크장비업체들이 MPLS 기술개발에 나서 상용화 단계에 있다.
이번에 ETRI가 개발한 시스템은 미리 고속도로에 해당하는 논리적 통신경로를 뚫어놓고 망으로 유입되는 트래픽을 패킷에 부착된 레이블에 따라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경유 노드에서 방대한 IP주소 테이블을 뒤져 다음 경유지를 결정하는 기존 패킷 전송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이와 함께 통신경로에서 발생하는 장애나 트래픽 폭주상태에 따라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이 가능한 것도 또 다른 장점으로 꼽힌다. 이는 마치 서울-대전의 경부고속도로 정체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정체가 발생되면 톨게이트에서 아예 트래픽을 중부고속도로로 우회시키는 것과 같은 이치다.
특히 인터넷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동적으로 바뀌는 트래픽 상황에서 지불하는 비용에 따라 차별화된 품질을 제공받을 수 있고, 사업자는 제한된 망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유유넷이나 프랑스텔레콤·AT&T와 같은 대규모 사업자들은 지난해부터 MPLS 기반으로 인터넷 백본망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ETRI·한국통신·삼성전자·LG전자 등을 주축으로 국내 초고속통신망에 이번에 개발한 MPLS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상용화 작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양선희 ETRI MPLS응용팀장은 “MPLS 시그널링 프로토콜 기술, IP라우팅 프로토콜 기술 및 고성능 IP룩업 엔진기술과 응용서비스 기술 등은 차세대 인터넷 핵심기술이어서 차세대 라우터·광인터넷 장비·기가이더넷 장비 등에 활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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