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장비시장 조기회복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4분기 매출이 3분기 수준으로 전망되는데다 국내 소자업체들이 내년도 설비투자 예산의 대부분을 내년 상반기에 사용할 것으로 보여 시장 조기 회복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과 보완에 3조9460억원의 투자를 계획한 삼성전자는 이번 분기중 신·증설 부문에 3218억원, 보완 부문에 1614억원 등 총 4832억원을 투자할 여력이 있다.
이는 지난 3분기 5350억원보다 10% 가량 적은 금액이지만 4분기가 최악의 상황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반도체 장비업체에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며 올들어 지난 3분기까지 불과 1838억원만을 설비에 투자했던 하이닉스반도체가 최근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은 자금 중 3000억∼3500억원을 4분기에 투자한다는 계획이어서 국내 장비 및 설비시장은 3분기 상황보다 4분기가 훨씬 나아질 전망이다.
또 올들어 하이닉스반도체에 장비를 공급하고도 각각 수억원대의 잔금을 받지 못했던 대부분의 장비업체들은 이번 분기에 채권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매출확대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상황도 올해만큼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삼성전자가 올해에 비해 내년 반도체 투자규모를 축소한다는 방침이지만 올해 국내 반도체 장비산업 불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던 하이닉스반도체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설비투자를 재개할 예정이어서 상황은 호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거대 수요처가 사실상 올해 삼성전자 한곳에서 내년에는 하이닉스반도체, 동부전자, 아남반도체 등으로 확대될 수 있어 장비시장 급반전의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더욱이 반도체와 TFT LCD 분야에서 경쟁업체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가 경쟁력 보강차원에서 내년 투자계획을 상향 조정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다는 점도 장비업계에는 호재다.
장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4분기 시황이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아 매출규모는 3분기 수준으로 선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자업체들이 내년 예산의 70∼80% 가량을 상반기중 집행할 것으로 보여 내년 1분기 이후 매출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또 “올해 전세계 장비시장 감소율에 비해 국내시장의 감소율은 15∼20% 가량 더 높았다는 것은 반도체산업 상승반전시 그만큼 추가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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