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맞이하는 업무에 업무지침이나 기준이 없다면 당황스러운 것처럼 제조물책임도 마찬가지다.
많은 기업들이 제조물책임 관련 교육과정에 참가하는 등 나름대로의 대안 찾기에 열심이다. 그러나 제조물책임법은 ISO나 QS 등과 달리 규정된 요건이나 지침이 없다.
따라서 각 기업들은 여러 인증을 획득하기 위한 표준화나 문서관리 등은 잘 알지만 다가오는 제조물책임에 관한 대응방안을 수립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업체에서 만들고 작성해왔던 각종 서식과 장표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이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사내 장표나 서식을 통해 관리를 위한 기본내용을 점검해 볼 수 있으며 회사내의 자료 흐름과 회사 전체정보를 훑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가지 장표의 작성에서 오는 혼란스러움과 중복성을 보완할 수 있도록 MRP·ERP 등으로 지칭되는 컴퓨터를 활용한 정보시스템의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시스템은 제조물책임에 대응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일 수는 없다.
수작업 위주의 장표나 문서관리가 컴퓨터를 활용한 체계적인 자료 수집과 보관으로 변화된다면 제조물책임에서 가장 근본적인 품질관리나 통계면에서는 매우 유익하게 활용될 것이다.
그렇지만 예견가능한 소비자의 오용을 막고 신기술을 유연하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좀더 신축성있고 포용력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단지 제품자체의 품질만을 위한 관리는 제조물책임에 대한 제대로 된 대응방안이 되지 못한다. 원료의 입고부터 가공·제조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관리는 충분하겠지만 완성품으로서의 결함에 대한 사전 인지와 대응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측 가능한 소비자의 사용형태나 사용습관에 관해 설계 당시 간과하는 부분은 없는지 되짚어 봐야 한다. 즉, 소비자의 행동특성에 관해 세심한 배려를 가미한 설계가 적극적인 제품사고 예방법이다. 이러한 자료가 미리 컴퓨터에 저장돼 있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모든 문서를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지만 단지 문서를 인식해 데이터베이스를 형성하고 저장장치에 기록, 보존하는 역할일 뿐이지 그 이상의 상황에는 대응하지 못한다.
결국 정보시스템이나 기록자동화가 아무리 발전해도 이것이 적절히 활용되지 못한다거나 부적절한 자료로 보관돼 있는 경우 오히려 더욱 심각한 폐단이 있을 수 있다.
보관하지 않아도 될 문서가 보관돼 있거나 개정이나 변경된 기록문서를 일목요연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혼란이 심해져서 컴퓨터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경영자에게는 거북하기가 말할 수 없다.
정보시스템을 활용하는 것도 기본적으로 사내의 표준이 정립되고 문서관리도 일관성있게 진행돼야 하며 보관과 보존에 관한 규정과 폐기에 따르는 확실한 관리체제가 선행돼야 한다.
이러한 기본바탕을 다지고 나서 문명의 이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관리활동에 수반되는 시간이나 간접경비를 현저히 감소시키는 등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기록과 문서의 보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문서들이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도 깊이 연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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