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IT진흥 주최 국내 최초 비디오게임리그 개막

 ‘PC와 키보드, 마우스는 가라. 대신 TV와 비디오콘솔, 그리고 게임전용 조이스틱으로 승부를 가리겠다.’

 그동안 게임대회하면 PC게임을 떠올렸지만 앞으로는 PC와 함께 비디오게임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비디오콘솔만으로 진행되는 최초의 e스포츠 대회가 마침내 국내에 등장했기 때문.

 한국IT진흥(대표 문동인)은 지난 4일부터 ‘비디오게임리그(VGL)’를 펼치고 있다. 2002년 ‘한국비디오게임리그(KVGL)’의 정식 개최를 앞두고 시범으로 열리고 있는 이번 VGL는 비디오게이머들만을 위한 대회다. 그동안 비정상적인 유통과 스타크래프트 열풍으로 조명을 받지 못하던 비디오게임 유저들이 선수로 참가한다.

 총 9주간의 일정으로 오는 12월 29일까지 매주 토요일 펼쳐지는 이 대회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가 선수는 총 72명. 주최측에서 실력과 경험을 기준으로 선별한 것이다. 경기방식은 4명씩 18개조로 나눠 예선 조별리그전을 펼치고 각 조 1등 18명과 2등 중 와일드카드 6명을 뽑아 토너먼트로 본선과 결선을 갖는다.

 대회에 사용되는 비디오콘솔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 종목은 국내에서 충분한 유저층을 확보한 축구게임 ‘월드위닝일레븐5’다.

 대회 운영방식은 기존 e스포츠 대회와 큰 차이가 없다. 단지 컴퓨터, 키보드, 마우스 대신에 TV와 콘솔게임기를 이용한다는 점이 차이. 그래서 PC게임으로 펼쳐지는 여타 e스포츠와 유사하다. 특히 비디오게임으로 펼쳐지는 첫 대회인 것을 감안한다면 선수들간의 실력차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기가 싱겁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왔었다.

 하지만 막상 대회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너무 판이하게 달랐다. 매 경기가 박진감이 넘치고 흥미로웠으며 특히 승부가 박빙의 차로 갈렸다.

 이유는 두 가지. 조이스틱으로 진행되는 비디오게임의 특성상 선수들이 다양한 기술을 부릴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을 위해 제작된 플레이스테이션2 조이스틱의 특색이 여실히 증명됐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기술을 연마해서 경기를 펼쳐, 참가한 선수들과 대회 관계자들은 각 선수들의 기술에 넋을 잃고 지켜볼 정도다.

 이와함께 경기종목으로 채택된 ‘위닝일레븐5’도 위력을 발휘했다. 이미 국내에 10만명의 게이머들이 최고의 비디오게임으로 평가하는 이 게임은 그래픽 등 리얼리티면에서 PC게임인 ‘피파’시리즈보다 낫다는 평이다. 패스, 드리볼, 슛, 페인팅 등 모두가 실제 경기를 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특히 피파시리즈가 개인기 위주인데 반해 위닝일레븐은 개인기와 함께 축구 특유의 다양한 팀플레이 전략 구현이 용이해 매우 흥미롭다.

 이번 대회는 횟수를 거듭하면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총 18개조의 선수들 모두가 경기를 끝마칠 때까지 누가 우승후보인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다. 예선이 끝난다고 해도 우승자를 점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각 선수마다 나름대로의 강점과 약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스포츠가 첫 대회의 우승자는 이름을 오래 남긴다. 국내에서 펼쳐지는 비디오게임 최초의 대회인 VGL에서 우승의 영광을 차지하는 선수는 누구일지 기대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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