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상반기중 정보기술(IT)산업은 매출액이 감소세로 반전되고 수익성도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통신업은 꾸준한 수요증가로 매출액증가율과 매출액영업이익률, 매출액경상이익률 등에서 크게 상승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표참조
12일 한국은행이 제조업체 1740개를 대상으로 6월말 현재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 제조원가명세서 등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상반기중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은 부채비율과 수익성, 매출액증가율면에서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 수익성은 매출부진 등의 요인으로 매출액영업이익률(6.9%)이 91년 상반기(6.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매출액경상이익률(3.7%)도 지난해 상반기(5.1%)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 또 제조업체들의 매출액증가율도 3.3%를 기록, 99년 상반기(-3.4%)를 제외하고는 89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정정호 경제통계국장은 “우리나라도 예전같은 매출액 성장세를 기대하기 힘든 시점에 도달했다”며 “저성장시대에 대비, 영업수익 기반을 갖추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IT산업 수익성 악화=올상반기중 정보기술(IT)산업 부문 매출액증가율은 -1.7%를 기록, 지난해 25.1%(연간) 증가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상반기중 매출액영업이익률도 11.4%에서 7.9%로, 매출액경상이익률은 9.4%에서 5.4% 등으로 크게 악화됐다.
특히 PC를 포함한 사무계산기와 영상음향 장비업종의 부진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조사됐다. 사무계산기의 경우 올상반기 매출액증가율(-15.1%)뿐 아니라 매출액영업이익률(-1.4%), 매출액경상이익률(-5.3%) 등도 모두 감소세로 반전됐다. 영상음향기기의 경우 매출액증가율이 -5.4%를 기록, 지난해 상반기의 33.6% 증가와 크게 대조를 보였다.
정보콘텐츠산업도 올상반기 매출액증가율이 3.5%로 지난해(22.8% 증가)보다 크게 둔화됐다. 그러나 매출액영업이익률(7.9%)과 매출액경상이익률(6.9%)은 여전히 제조업 평균을 상회했다.
통신업의 경우는 꾸준한 수요증가에 힘입어 상반기중 매출액이 10.5% 증가, 다른 업종을 크게 앞질렀다. 이는 단말기 보조금 폐지와 판매비용의 감소, 일부 후발업체의 흑자전환 등에 따른 것. 매출액영업이익률(17.1%)과 매출액경상이익률(9.9%)도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각각 7.9%포인트, 3.4%포인트 상승했다.
◇재무구조 양극화 심화=제조업영업이익률(6.9%)은 지난해 상반기의 8.6%보다 1.7%포인트 하락해 91년 상반기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영업이익률이 크게 떨어진 것은 매출부진에 수입원자재 가격상승 등으로 매출액 대비 재료비 비중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제조업부채비율은 198.3%로 지난해말 210.6%보다 12.3%포인트가 낮아졌다. 이는 매입채권 등 비이자부 부채감소 및 증자 등의 요인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부채비율 200% 이하 업체의 비중은 59.7%로 지난해말 56.8%보다 2.9%포인트 늘었다. 그러나 매출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부채비율이 500%를 넘는 업체와 자본잠식업체의 비중도 지난해말 15.5%에서 올상반기에는 17.0%로 늘어나는 등 기업재무구조의 양극화가 심화됐다.
◇영업성과는 손익분기점 수준=올상반기중 제조업의 투하자본수익률은 7.3%로 가중평균자본비용(6.9%)을 0.4%포인트 상회했다. 투하자본수익률이 가중평균비용보다 높을수록 수익성이 우수한 것을 의미하며 0.4%를 상회했다는 것은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거의 손익분기점 수준에 그쳤음을 뜻한다.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이같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금리하락으로 자본비용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제조업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금융비용)은 170.5%로 전년동기 169.5%보다 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조사대상업체 중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업체도 30%에 달해 전년동기(26.7%)에 비해 더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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