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업계에 ‘디지털화’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미·청주·포항·부산지역의 4개 도시가스사가 경영효율화를 높이기 위해 최근 전사적자원관리(ERP)를 정식으로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내년 하반기까지 적어도 4개 이상의 가스사가 추가로 ERP를 도입할 전망이다.
또 삼천리·극동도시가스·부산도시가스 등 일부 도시가스사가 고객에게 인터넷으로 공과금 고지서를 발송하고 결제업무를 처리하는 전자고지 및 지불(EBPP)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거나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가스산업구조 개편안이 확정되면서 향후 독점이던 업계구조가 초기에는 과점형태, 더 나아가 수년후에는 완전 경쟁체제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전방위 확산=최근 가스산업 e전이(transformation)의 특징은 LNG업계뿐 아니라 LPG업계 등 산업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부 업무프로세스 혁신에 초점이 주로 맞춰져 있으나 EBPP서비스 등을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가 논의되기도 할 정도로 e비즈니스 활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삼천리가 하반기 들어 통합시스템을 개통하며 디지털화를 선언한 가운데 지방도시가스 4개사가 ERP운영을 시작했다. 또 이같은 추세로 간다면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ERP 등의 도입과 더불어 업무시스템을 통합하는 업체가 1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체 31개 LNG업체의 3분의 1이 내부시스템을 혁신하는 셈이다.
LPG가스업체의 움직임도 지켜볼 만하다. SK가스는 ERP도입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LG칼텍스가스 또한 최근 모회사인 LG칼텍스정유의 ERP업그레이드 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ERP도입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업계의 전자구매시스템 활용도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전자입찰시스템의 운용을 통해 비용절감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LG칼텍스가스도 내자구매시스템이란 전자구매시스템 전단계를 운용하고 있다.
◇잇따른 VSP서비스=가스업계의 e전이는 에너지종합회사를 표방하며 도시가스사를 인수한 대형 정유업체들의 내부시스템 혁신안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형 정유업체들이 직접 ASP서비스의 주체로 나서 ERP를 확산시키는 셈이다. 이에 따라 업종별로 고유한 업무 프로세스와 거래환경에 특화시킨 이른바 ASP의 수직적 모델인 VSP서비스의 확산이 전망된다.
SK엔론이 통합운용하는 ERP는 구미·청주·포항·부산지역 도시가스사에 도입됐으며, 내년 9월까지 전남·익산·충남·강원 등 4개 지방도시가스사에도 구축될 전망이다. 극동도시가스·해양도시가스·서라벌도시가스 등 3개사도 이와 유사한 방법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의 모회사인 LG칼텍스정유는 이들을 대상으로 VSP서비스 실시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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