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객력을 높여라.’
정보기술(IT) 업계의 총체적 불황으로 유통업계도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용산 전자상가가 고객을 한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한 시설 개조에 발벗고 나섰다.
용산 전자상가는 그동안 전자전문상가라는 점 때문에 주로 가전·컴퓨터·정보통신 관련 업종이 입점했으나 최근 들어 집객력 향상 차원에서 다른 업종의 매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까지도 전자관련 업종만을 고집해왔던 상가 소유주들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편의시설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상인들의 여론을 수용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용산에는 6개 대형 전자상가가 있지만 이렇다 할 휴식시설이나 문화공간이 없다는 소비자들의 지적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전자랜드 신관 1층에는 최근 패스트푸드점인 버거킹이 입점, 영업에 들어갔다. 가전·정보통신 매장들이 대부분인 곳에 난데없이 패스트푸드점이 입점한 데 대해 매장을 관리하는 서울전자유통은 “패스트푸드점이라도 입점하면 왕래고객이 많아져 상가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상인들은 상가내에 음식 냄새가 퍼져 쾌적한 분위기를 망칠 것이라는 우려도 하고 있지만 대다수 상인들은 상가활성화를 위한 조치라는 데 수긍하는 분위기다.
서울전자유통은 이와함께 이달부터 영화관 건립을 위한 증축 공사에 착수했다. 이 역시 소비자들을 한 명이라도 더 매장으로 유치하기 위한 조치다.
나진전자월드도 10동 건물 한쪽에 패스트푸드점인 롯데리아가 들어설 수 있도록 했다. 나진 10동은 전기·조명 업체들이 주로 입점해 있는 곳으로, 컴퓨터·가전 매장이 들어서 있는 다른 동보다 후미진 곳이다. 이에 따라 나진산업이 집객력을 높이기 위해 사거리에 위치한 곳에 롯데리아를 유치한 것. 이에앞서 나진산업은 13동 뒤편 광장을 이벤트 플라자로 꾸며 상인들이 주말 행사장으로 활용토록 했다.
상인들은 건물주들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상인은 “용산 전자상가는 저녁 8시만 넘으면 어둠의 도시로 변한다”며 “앞으로 생길 민자역사내 전자상가와의 경쟁에 대비해서라도 이같은 시설 다변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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