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2조원 가량으로 큰폭의 성장이 예상되있지만 전체 소비시장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또 전자상거래에서 필수적인 지불결제 시장규모는 전체 거래 금액의 일정부분을 적용하는 수수료를 매출로 잡을 경우 5%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작은 시장에 수십개 업체가 서로 다른 모델로 지불결제 분야에서 경쟁하기보다는 앞선 기술과 서비스 경험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실제로 몇몇 업체는 국내 대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워 해외에 진출하기도 하고 현지 업체와 협력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는 등 바다 건너 시장을 겨냥한 전략은 이미 시동이 걸렸다. 특히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문화적 유대감이 강한 중화권과 일본 시장이 우선 공략 대상으로 꼽히고 있으며 실제 활발한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이나 일본 시장 진출이 활기를 띠는 것은 이들 시장에서 유료 인터넷 콘텐츠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 보급이 활성화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온라인게임 등 유료 콘텐츠 수요가 늘고 있지만 선불카드 외에는 마땅한 결제수단이 없는 실정이다.
최근 초고속통신망 붐이 일고 있는 일본도 새로운 결제수단에 대한 수요가 늘어 인터넷 콘텐츠 분야에서 한발 앞서 있는 국내 기업들의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코인츠의 박재익 상무는 “국내 전화결제서비스는 편리성과 보안성에 있어 이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유료 인터넷콘텐츠 수요가 두드러지게 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국내 결제업체들에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업체들의 현황과 전략은 다음과 같다.
티지코프(대표 정정태 http://www.tgcorp.com)는 싱가포르·일본·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시장과 미국·중남미를 겨냥한 미주 시장으로 나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티지코프의 전략은 현지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철저하게 현지화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동남아 시장의 경우 싱가포르 스트라텍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한국과 싱가포르간 B2B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전자지불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이를 통해 국가간 B2B결제(cross-border) 서비스를 구축,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시장진출의 교두보 마련에 온힘을 쏟는 상황이다.
일본 시장은 닛쇼이와이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일본 유무선 전자지불 서비스와 솔루션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또한 중국의 경우 I사와 이동통신사들에 대한 무선 전자지불 시스템 구축을 위해 공동 협력해 나가기로 하고 이를 토대로 공동 마케팅을 추진키로 했다.
미주시장의 경우 현지 모바일 데이터 플랫폼 공급업체와 함께 m커머스 결제시스템을 현지 이통업체에 판매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정정태 티지코프 사장은 “티지코프가 해외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것은 유무선 지불시스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는다는 점, 현지 시장의 선두 주자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발빠르게 영업망을 확보해 나가는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페이게이트(대표 박소영 http://www.paygate.net)는 미국과 일본에 해외법인을 설립, 현지에서 전자상거래 결제사업을 시작했으며 앞으로 영국과 독일·중국·호주 등지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즉 세계 각국의 경제 중심지에 진출, 현지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국제적 경쟁력 확보는 물론 한국을 중심으로 현지 법인들을 연결해 명실공히 세계 최초의 글로벌 페이먼트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갖고 있다.
그 첫 단계로 페이게이트는 지난해 6월 일본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01년 10월 일본 현지 신용카드 업체인 JCB 및 밀리온카드(MC)사와 계약을 맺고 신용카드 결제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 내에서는 신용카드 대행 권한을 획득한 것은 페이게이트가 국내 업체 중 처음이다.
유무선 ARS시스템을 이용한 소액결제 서비스 제공업체인 소프트가족(대표 성현만 http://www.softfamily.com)은 중국을 비롯해 대만·홍콩 등 중화권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섰다. 소프트가족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결제시스템은 물론 현지에서 유료화할 수 있는 콘텐츠까지 동시에 수출키로 했다.
소프트가족은 이를 위해 모회사인 한국통신(상하이 지사)과 제휴사인 크레지오닷컴·인츠필름 등과 공동으로 최근 방영된 KBS 드라마 ‘가을동화’를 상하이의 200여개 PC방에 1차로 공급하기로 했다. 이 드라마 수출에서 소프트가족은 한국통신과 함께 현지 운영 및 지불결제 부분을 맡고 현지에서 인터넷 전자결제를 할 수 있도록 현지법인 설립을 이달중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소프트가족의 중국시장 진출은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지불 솔루션 인프라가 열악한 중국의 인터넷 환경에 대한 효율적인 공략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다. 소프트가족측은 이미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통신의 인지도와 국내에서 쌓은 소프트가족의 인터넷 빌링 솔루션 및 콘텐츠 제공 노하우를 활용, 효과적으로 중국의 콘텐츠 관련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이 사업을 확대, 국내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함께 콘텐츠 수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소프트가족의 이상혁 전략기획 팀장은 “우선 중국 상하이지과및 대만·홍콩의 유료 콘텐츠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며 향후 개인전용선 이용자까지 확대, 중화권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폰 결제 업체인 다날(대표 박성찬 http://www.danal.co.kr)도 대만과 중국·인도네시아 등 해외로의 진출을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 우선 인도네시아 최대 포털업체인 볼레넷(대표 장호열 http://www.boleh.net)과는 콘텐츠와 결제 전반에 대한 양해각서를 교환했고, 이달중 벨소리 서비스부터 시작한다. 중국진출을 위해서는 현지업체와 협력을 통해 합작법인 설립 및과 이통사와의 제휴를 추진중이다. 앞으로 각국의 현황에 가장 적합한 모델로 발전시킨 서비스를 통해 해외진출을 가속화하며 특히 다양한 콘텐츠를 앞세워 결제까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ARS결제 등 전자결제 인증 서비스 업체 코인츠(대표 서석록 http://www.koints.com)도 현지법인 및 합작법인을 세우고 이들 시장을 본격공략하고 있다.
코인츠는 최근 중국의 게임·콘텐츠 개발업체인 GCT와 합작으로 ‘코인츠차이나’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연말경 약 8억원 규모로 설립되는 코인츠차이나는 ARS전화결제와 전용선을 이용한 원클릭결제를 중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본의 통신무역업체인 라자재팬과 20억원 규모의 ‘코인츠재팬`’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코인츠는 NTT도코모의 제휴사인 라자재팬과의 합작법인에 지분출자 대신 로열티 수입을 18%로 낮추는 방식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또 다기능 전자화폐 업체인 데이콤사이버패스(대표 류창완 http://www.cyberpass.com)는 SK텔링크와 합작법인 ‘SK사이버패스’를 설립, 일본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자본금 26억원 규모로 설립되는 SK사이버패스는 일본에서 별정통신 사업자인 SK텔링크의 특성을 살린 통신 서비스와 데이콤사이버패스의 주력 사업인 전자지불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게 된다. 합작법인은 SK텔링크의 유무선 통신 인프라 및 노하우와 데이콤사이버패스의 온오프라인 결제 솔루션·멀티기능 전자화폐를 통합해 일본 시장에서 전화카드와 사이버결제 기능이 결합된 카드사업을 수행하고 현지 상황에 맞는 콘텐츠도 함께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대표를 선임하고 조직을 정비하는 등 본격적인 서비스 준비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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