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D램업체들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점유율 1, 2위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을 제외한 거의 모든 D램업체들이 최근 합작 또는 합병을 추진하고 있어 16개인 D램업체는 내년중 점유율 10% 이상 상위 5개사와 군소업체 4∼5개사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 10월 23일자 1면, 3면 참조
특히 이번 재편은 지난 99년에 비해 광범위하고 동시다발적이라는 점에서 세계 D램산업 전반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활발한 합작 움직임=울리히 슈마허 독일 인피니온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회견을 통해 모젤바이텔릭·윈본드·난야 등 대만의 3개 반도체업체와 합작회사 설립을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네 회사가 통합하면 점유율은 15∼16%(2000년 기준)로 높아져 NEC·히타치 합작사를 제치고 삼성·마이크론·인피니온과 함께 4강에 진입하게 된다.
인피니온은 이에 앞서 일본 도시바와의 합작 또는 합병을 논의해왔다. 슈마허 회장은 회견에서 “통합효과가 아무리 커도 현금유동성을 악화시키고 싶지 않다”고 말해 인피니온이 도시바 대신 대만업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위인 하이닉스도 최근 중국과 대만업체와의 합작을 검토중이다. 하이닉스는 일단 일부 라인의 매각을 추진중이나 필요하다면 합작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계획이 성사되면 상위 10개사는 미쓰비시(8위)를 포함해 모두 6개사로 압축될 전망이다.
◇왜 합치려 하나=일단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이다. 인피니온의 경우 이대로 가면 자칫 상위권에서 벗어나 군소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가중되는 투자부담도 D램업체들이 서로 힘을 합치게 만들고 있다.
예년과 같은 호황기라면 모를까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서는 수조원이 소요되는 300㎜ 웨이퍼 투자가 매우 부담스럽다.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도태되는 D램시장에서 업체들은 합작을 통해 투자부담을 줄이려 한다.
올해 1위인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영업과 투자로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려 격차가 벌어진 것도 나머지 업체들을 합종연횡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향후 전망=합작이 성사되면 D램시장은 급속도로 안정을 되찾을 전망이다. 통합과정에서 감산효과가 생겨 생산과잉의 문제가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5개사 위주로 업계 판도가 재편될 경우 가격 결정권도 생겨 내년 이후 D램사업도 안정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
반면 미쓰비시·샤프·뱅가드 등 일부 군소업체들은 심각한 퇴출위기를 맞는다. 업계는 이들 업체도 상위 업체와의 통합에 동참하든지 사업을 접든지 양단간의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성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관측이나 합작사들의 행로가 그리 순탄한 것은 아니다.
합작을 추진하는 업체들이 모두 적자 등 경영난을 겪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제2의 하이닉스’가 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이런 걱정도 한가하게 들릴 정도로 D램업체들은 다급한 실정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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