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포털업체인 미국 아마존이 리눅스를 도입해 전산 경비를 대폭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윈도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는 리눅스는 이에 따라 세력 확산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경제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 사이에서 그 어느때보다도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서버 시장에서 선전해온 리눅스가 이제는 데스크톱 시장에서도 서서히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31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3분기(7∼9월)의 전산기술 투자액이 54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7100만달러보다 24%나 줄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CE)에 신고했다.
아마존은 지난 6월 전산시스템을 리눅스 기반으로 변경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회사 한 고위 경영진은 “리눅스 시스템 도입으로 20%의 경비 절감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실제 아마존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 서적 온라인판매 세계최대인 아마존은 3분기중 1억7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인데 연내에 흑자를 달성하겠다고 계속 공언해와 비용절감이 그만큼 절실할 수밖에 없다.
아마존 대변인 빌 커리는 “전산시스템 언급은 조심스러운 일”이라고 전제하며 “최대 리눅스 배포 업체인 레드햇의 제품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을 구축해 최소 수백만달러의 경비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리눅스는 소스가 공개돼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처럼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을 뿐더러 또 기업의 목적에 맞게 변경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의 애널리스트 댄 쿠스네츠키는 “1000명 사용자를 기준으로 리눅스 서버 비용은 유닉스 시스템에 비해 약 20∼50%가 낮다”고 리눅스의 매력을 설명했다. 실제 서버 운용체계(OS)시장에서 리눅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IDC에 따르면 리눅스 점유율은 전체 서버 OS시장에서 99년 24%에서 작년에 27%로 상승했다. 오는 2005년까지는 유닉스를 물리치고 윈도에 이어 두번째 서버 OS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데스크톱 시장에서 리눅스의 점유율은 윈도의 92%에 비하면 1.5%밖에 안돼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군살빼기에 들어간 일부 기업, 특히 소기업의 경우 경비 절감을 위해 데스크톱 환경에서도 리눅스를 도입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로버트프랑스그룹 애널리스트 차드 로빈슨은 “사람들이 서버에 이어 데스크톱 시장에서도 리눅스를 윈도의 대안으로 여기기 시작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데스크톱 환경에서 당장 대규모의 리눅스 수요가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은행의 현금입출기 같은 특수 용도 중심의 시장을 중심으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9월말 독립컨설턴트업체인 로브발리에르가 리눅스로 전산시스템을 교체하는 것이 기능면에서 윈도2000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과 비슷하며 비용면에서는 1만달러나 싸다는 보고서를 발표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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