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적재산권 기구의 새로운 권리규정 마련 추진
세계 저작권계의 최대 관심은 디지털신기술로 모아지고 있다.
디지털기술 발전이 급진전되면서 기존 저작권관리 체계로는 더 이상 저작권보호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저작권 권리 개념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는 디지털관련 저작권분쟁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으며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인 디지털콘텐츠 및 지식산업 발전의 최대 걸림돌로 부상할 만큼 심각하다.
방한한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블롬키스트 저작권국장이 “디지털시대에 맞는 새로운 권리 개념을 정비하고 이에 맞춘 규정 마련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국제사회가 이같은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에 적극 대처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WIPO가 케이블TV 프로그램 저작인접권 등 디지털신기술로 야기된 새로운 규정안을 내년에 열릴 분야별 상설위원회나 총회에 상정할 계획이어서 큰 이변이 없는 한 새로운 규정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세계 184개국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대 지적재산권기구 WIPO가 규정을 마련할 경우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은 이에 맞는 법안정비가 불가피하다.
◇WIPO가 마련하고 있는 내용=우선 케이블TV 프로그램을 비롯해 비디오, 영화 등 영상실연자들의 저작인접권 권리가 명시된다.
방송사업자의 권리는 지난 61년 발효된 로마협약에 규정돼 있으나 이후에 나온 케이블TV는 당시 규정에서 제외됐다. 이후 케이블TV가 일반 방송프로그램처럼 방송 저작인접권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영상실연자의 저작인접권 문제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급류를 타기 시작해 권리규정 마련이 일찌감치 예고된 사안이었다.
WIPO는 지난해 12월 각 회원국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한 ‘시청각 실연보호 외교회의’를 통해 영상물 실연자의 저작인접권 조항 마련을 시도했다.
그러나 각국은 음반에 대한 저작인접권 조항 마련에 합의했으나 영화·비디오 등 영상실연자의 저작인접권 권리조항은 나라별 입장차이가 커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이를 발판으로 지난 9월 개최된 WIPO 총회에서 각국은 조만간 영상실연자 저작인접권안 마련을 위한 조약을 체결키로 합의했다. 결국 이변이 없는 한 이르면 내년 상반기 조항 마련이 예상된다.
또 데이터베이스(DB)의 권리보호와 온라인서비스사업자의 저작권권리 및 책임문제도 WIPO 상설위원회 및 총회 안건으로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산업에 미치는 영향=우선 케이블TV 프로그램이 저작인접권 권리로 명시됨으로써 사업자들의 프로그램 로열티 수익을 보장받게 된다. 케이블TV업계는 그동안 케이블TV 프로그램이 방송프로그램에 준해 보호를 받아왔으나 법적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
영상실연자에 대한 저작인접권 권리규정 마련은 우선 비디오, 영화, TV 등에 출연하는 배우의 저작권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때문에 영화산업이 발달된 미국, 인도 등은 이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
지난 12월에 열린 ‘시청각 실연보호 외교회의’에서 영상물 저작인접권 마련이 미뤄진 것도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미국측과 이에 반대한 유럽 국가간 의견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한 국가의 영화산업 측면에서 살펴보면 제작자의 부담이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미국 등 선진국은 이 조항 마련 이전에 배우의 권리를 충분히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포함해 그동안 배우들의 권리가 인정받지 못한 국가들은 제작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배우의 권리찾기라는 점에서 이는 당연한 귀결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또 온라인서비스의 책임문제와 DB의 권리개념 정립은 이 분야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분쟁을 줄이는가 하면 관련 산업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망=WIPO는 이를 계기로 디지털기술 발전으로 야기되는 분야의 모든 저작권 권리를 재정립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WIPO가 저작인접권 조항에 이어 온라인서비스 등 인터넷분야의 조항 마련에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WIPO가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규정 마련을 구체화할 경우 세계 각국은 이에 따른 저작 및 저작인접권 법정비가 불가피하다. 이를 계기로 세계 저작권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좁쌀보다 작은 통합 반도체'…TI, 극초소형 MCU 출시
-
3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4
단독민주당 '과학기술정보통신AI부' 설립·부총리급 격상 추진
-
5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6
헌재, 감사원장·검사 3명 탄핵 모두 기각..8명 전원 일치
-
7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8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9
제주도에 AI 특화 데이터센터 들어선다…바로AI, 구축 시동
-
10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