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업계의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분야가 바로 인터넷 쇼핑몰이다. 책이나 CD등 특정 상품 판매에만 한정돼 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쇼핑몰이 커버하는 품목이 엄청나게 늘었다. 그만큼 이용자수나 매출규모도 급속히 커지며 전반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이다. 여기에는 막대한 자금력과 인지도, 마케팅력 등을 무기로 한 대기업의 활발한 활동도 한몫을 했다. 특히 국내 간판 쇼핑몰로 자리잡은 삼성몰(http://www.samsungmall.co.kr)과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LG이숍(http://www.lgeshop.com)은 선두자리를 놓고 도망가는 자와 따라잡으려는 자, 바로 그들의 모습이다.
삼성몰을 이끄는 사령관 서강호 상무(52·사진 왼쪽)와 LG이숍의 수장 김기호 본부장(42)은 각각 삼성물산과 LG화학에서 사회 첫발을 내디딘 삼성맨이요, LG맨이다. 서 상무는 부산대 무역학과 졸업 후 75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해외관리부, 그룹 회장 비서실을 거쳐 삼성재팬 대표이사까지 역임하며 일본통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7월 상사부문에 소속됐던 인터넷 쇼핑몰 사업부를 분리하면서 사령관으로 임명됐다. 일본 근무시 삼성과 일본기업의 주요 유통사업과 인터넷 사업 합작을 주도적으로 추진, 성사시킨 유통 전문가이기도 하다.
LG이숍 김 본부장은 60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후 LG화학 화장품마케팅부를 시작으로 15년 가까이 마케팅 부문에서만 근무하며 수많은 히트상품을 만들어낸 마케팅의 귀재. 지난해 8월 LG홈쇼핑 EC사업본부장에 취임한 후 조직을 재정비하고 LG이숍의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도약을 꿈꿨다.
야후코리아, 다음커뮤니케이션, 라이코스코리아 등 포털 사이트와의 제휴를 추진, LG이숍을 입점시키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 대성공을 거뒀다. 올초부터 제휴업체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급신장하고 인지도도 높아졌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배 성장,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중 대표적인 업체중 하나가 바로 삼성몰. 내로라하는 국내 재벌이라는 점과 쇼핑몰을 이끄는 수장이 각각 마케팅과 유통 전문가이며 조직과 사업을 넘겨받은 시점이 비슷하다는 점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떠오르는 LG이숍의 김기호 본부장과 서강호 상무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간에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B2C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오프라인 대형유통업체의 참여에 따른 경쟁심화입니다. 이 때문에 내년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관건은 어느 업체가 보다 경쟁력 있는 수익구조를 갖추느냐 하는데 있다고 봅니다.” 서 상무의 최대 목표는 B2C 시장에서 삼성몰을 탄탄한 수익창출 회사로 만드는 것. 이를 위해 저수익 품목의 통폐합 등 효율화를 꾀했으며 아직 미개척 지역인 e마케팅을 정립, 매출 및 수익창출로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젊고 합리적인 사고와 빠른 판단력, 그리고 불도저 같은 업무추진력을 갖춘 김 본부장은 직원들에게 자신의 가족 사진이나 소소한 일상사를 담은 편지를 보내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자상한 상사이기도 하다. 클래식 기타를 즐기고 교회 성가대와 남성 중창단의 베이스와 조기축구회 회장까지 맡을 정도로 바쁜 하루하루를 산다.
올해에 이어 내년 삼성과 LG가 벌이는 쇼핑몰 시장에서의 한판승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수장들의 마케팅 싸움을 한번 지켜볼 일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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