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제조업체인 웨스턴디지털이 국내에서 유통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그 배경과 전망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올들어 카르마코리아와 아치바코리아를 한국내 대리점으로 새로 선정한 데 이어 조만간 대리점을 1∼2곳 추가하고 지사 설립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턴디지털은 과거에도 국내에 지사를 설립했었으나 지난 93년 사업부진으로 철수했다가 98년부터 엠에스테크를 대리점으로 선정하면서 다시 국내 HDD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현재 기술·영업인력과 지사장을 물색중이며 이르면 다음달께 지사를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HDD유통업체들은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1개 업체에만 제품을 공급해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던 웨스턴디지털이 느닷없이 채널을 확대하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하고 있다.
우선은 지금이야말로 한국시장을 공략하기에 적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후지쯔가 데스크톱 HDD사업 중단을 발표하고 맥스터는 대리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AS문제로 이미지가 다소 실추된 상황이어서 점유율을 높이기가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지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그동안 소홀히 해왔던 PC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OEM 납품영업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과거에도 삼보컴퓨터를 비롯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꾸준히 터닦기 작업을 해왔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에따라 웨스턴디지털이 앞으로 멀티 채널을 동원한 물량전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는 분위기다. 이윤이 좋은 고가 대용량 제품보다는 시장의 주력제품을 최대한 많이 공급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시게이트는 최근 코오롱정보통신 대신 대원컴퓨터를 새로운 대리점으로 지정했다. 시장의 활동력이 큰 쪽으로 손을 잡은 것이다. 반면에 맥스터는 이미 대리점 정리작업을 통해 대리점을 LG상사로 일원화했으며 IBM은 당분간 HDD부문에서 대리점을 추가하거나 조정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 HDD 시장은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삼성전자 대리점들이 가격을 주도하고 맥스터·IBM 등이 이에 맞대응하는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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