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관리의 목표는 우리가 직접 만든다.’
토털오퍼레이션퍼포먼스(TOP) 방법론을 이용해 경영혁신에 성공한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TOP는 주로 공장단위나 특정 사업영역을 대상으로 업무 전체를 혁신하고자 하는 방법론으로 매킨지컨설팅에서 처음 시작된 후 현재 맥큐스(대표 유찬)에서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 방법론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본사업의 경쟁력 향상을 통한 원가절감과 기존 자원을 활용한 신규 인텐저블사업을 두 축으로 경영효율화를 꾀하되 ‘변화관리 툴’에 무게를 둔다는 점에서다. 특히 기업 내부 관계자들이 직접 목표를 설정하고 아이디어까지 만들어 내며, 합리화 범위도 공장 내부로 제한하지 않고 1, 2차 관계사까지 설정한다는 점도 독특하다는 평을 받는다. 우선 최고경영자의 프로세스 개선의지가 ‘톱 다운’ 방식으로 전달되면 이 때부터 전 직원은 비용절감, 고부가가치제품 증산, 소요시간 감축 등 세가지를 중심으로 공장 운영에 관련된 전 분야에 걸쳐 각종 아이디어를 끌어낸다.
2600여명이 근무하는 SK(주) 울산공장의 경우 5만99건의 아이디어가 도출됐으며, 이 중 4027건이 채택됐다. 채택된 안은 비용절감으로 직접 이어지기도 했으며, 단시간 안에 투자를 기반으로 신규매출 창출로 연결된다. 이런 결과 2000년부터 올해까지 2년 동안 2025억원의 비용절감을 목표로 세운 SK(주) 울산공장은 현재까지 2687억원을 달성, 기존 목표치를 넘어섰다.
올 1월 TOP를 시작한 SKC 수원공장은 6개월 가동 결과 242억원 절감 목표를 넘어선 328억원의 절감효과를 올렸으며, 올 3월 프로젝트를 시작해 연내 176억원의 비용절감을 목표로 세운 천안공장도 지금까지 145억원의 절감 효과가 나타나 목표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시작해 내년말까지 총 4단계로 TOP를 진행하는 삼양사의 목표는 400억원. 삼양사는 현재 기간 대비 136%, 금액 기준 160억원의 비용이 절감된 것으로 집계했다. 이밖에 11월초 1차 프로젝트를 끝내는 페타시스(옛 이수전자) 역시 목표금액인 151억원을 초과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차 TOP에 성공한 기업 중에서는 외부 컨설팅을 받지 않고 내부 힘만으로 2차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1998∼2000년까지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TOP를 적용한 효성의 경우 울산섬유공장, 창원중공업공장, 대전화학공장 등 3개 사업부문에서 총 60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이 중 창원공장은 1차 벤더의 구매합리화를 지원하며, 그 절감액의 50%를 나눠갖는 방식도 이용했다. 효성은 내년 1월 ‘퀄리티 항목’에 비중을 두고 1년간의 일정으로 2차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룹에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이수그룹도 페타시스에 이어 이수화학으로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TOP를 수행한 각 공장의 팀장급들은 ‘TOP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각사의 경험을 공유, 상대기업을 벤치마킹하자는 의도다. 맥큐스 김성민 부사장은 “기업의 합리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최고경영자·관리자·현장근무자 등 각자 처한 위치에 따라 편차를 나타낼 수밖에 없다”며 “자발적으로 변화를 관리하고자 하는 의지를 끌어내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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