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에어>마니아가 있어 살맛나는 채널

 “우리 기분을 알아주는 TV, 어디 없나요?” 

 마니아들의 TV 보기는 때로 외롭다.

 자신들의 관심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간혹 독특한 마니아 동호회가 소개되더라도 스쳐 지나는 눈요깃거리로 그치기 일쑤다.  

 이런 점에서 케이블TV가 마니아들을 겨냥해 선보이는 전문 프로그램들은 엇비슷한 오락 프로그램의 홍수속에서 보석처럼 빛난다.

 모터사이클·라틴댄스·루어낚시에 이르기까지. 마니아들의 허전한 마음을 달래주는 케이블TV 프로그램들은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는다. 단 한명이라도 프로그램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만이다. 

 매일경제TV의 자동차·오토바이 전문 프로그램인 ‘정보특급 모터라이프’(화 저녁 7시)는 ‘타기 위해 살고 살기 위해 타는’ 오토바이광들을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

 모터사이클업계 소식을 발빠르게 전하는 ‘현장! 뉴스토크’부터 자가 정비법을 알려주는 ‘이광표의 오너 클리닉’, 모터사이클 관련 동호회 및 새로 나온 차 등을 소개하는 ‘매니아&매니아’ 코너 등 그야말로 마니아들이 열광할 만한 정보들이 가득하다.

 관광레저 채널인 리빙TV의 ‘파워 스포츠 피싱’(금 밤 11시)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루어낚시’ 프로그램이다. 루어낚시는 가짜 미끼로 물고기를 유인하는 낚시법.

 일반인들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취미지만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든 매력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만 10만명이 넘는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파워 스포츠 피싱’은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반짝이는 수면과 함께 아름답게 펼쳐졌던 루어낚시의 세계를 TV속에서 재현한다.

 라틴댄스의 열정에 흠뻑 젖어보는 것은 어떨까. SBS스포츠 채널의 ‘쉘위댄스’(금 오후 5시 50분)는 프로그램 제목처럼 ‘함께 춤출까요’라는 인사로 마니아들을 유혹한다.

 댄스레슨 코너는 기본이고 라틴음악·미술 소개, 라틴카페를 무대로 한 동호회 회원들의 춤솜씨 등 정열적인 라틴문화의 향취를 여과없이 전한다.

 비단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몸이 절로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수지침 따라 배우기’(목 밤 10시) 역시 의학전문 채널인 의료건강 채널만이 선보일 수 있는 정보제공으로 각광받고 있다. 수지침에 대한 자세한 강의는 수지침 동호회원은 물론 간단한 방법으로 건강을 유지하고자 하는 시청자들에게도 호응이 높다.

 매일경제TV의 ‘정보특급 모터라이프’의 박병호 PD는 “우리 사회가 점점 선진화되면서 일본의 오타쿠와 같은 특정 부문의 마니아들도 더욱 늘고 있다”면서 “케이블TV가 이같은 마니아 붐을 형성하는 데 일조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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