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각국이 무공해 전기자동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전기차와 관련한 법률체계의 미비로 전기차 내수판매가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져 정부의 제도정비가 시급히 요망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전기차량에 대한 규정이 전무해 다음달부터 일부 양산에 들어가는 국산 전기자동차의 형식승인 취득과 내수판매가 심각한 난항을 겪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현재 미국과 EU국가에서 저속차량(LSV:Low Speed Vehicle)으로 규정, 기존 내연기관차량과는 별도의 안전규정·세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이후 약 3만대가 도로주행용으로 팔려나가 급속한 시장형성이 시작된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ATT R&D와 까로모터스, 코브코 등 몇몇 전기차 제조업체가 해외시장을 겨냥해 본격적인 양산을 서두르고 있으나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전기차량에 대한 법률규정이 전무해 형식승인 취득조차 불가능하다고 관계자들은 호소한다.
일산에 위치한 전기차업체 ATT R&D(대표 김만식 http://www.attrd.com)의 경우 다음주부터 2인승 전기차(모델명 인비타)를 월 100대씩 생산, 판매하고 내년에는 연간 1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코브코(대표 신용식 http://www.covco.co.kr)와 까로모터스(대표 강민철 http://caromotors.koreasme.com)도 내년 3월부터 유사한 콘셉트의 전기자동차를 대당 500만원 가격으로 양산, 보급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최대시속이 50㎞ 남짓인 이들 전기차는 모터스쿠터와 경차의 중간수준인 주행성능을 지녀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에서 달리기는 위험하지만 한달 유지비가 전기료 2만원에 불과하고 주차면적도 작아 국내에서도 시장형성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자동차관리법상 차량을 구분하는 기준이 내연기관의 크기(㏄단위)로만 명시돼 전기자동차의 경우 건교부 관계자조차 어떤 법규와 세제를 적용할지 혼란스러워 하는 상황이다.
또 기껏해야 동네주변에서 40∼50㎞로 달리는 저속 전기차량에 일반 내연차량과 동일한 안전기준을 적용하는 것도 시장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자동차부품연구원의 한 전문가는 “국가차원의 전기자동차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정작 국산 전기차가 형식승인도 받지 못하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전기차량 전반에 대한 정부차원의 법률인프라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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