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에어>`시청자를 모셔라` 케이블TV `긴급명령`

 18일 오후,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 장소로 일약 명소가 된 속초 상운초등학교에 때 아닌 ‘아줌마 군단’이 찾아들었다. 준서와 은서의 가슴 아픈 사랑이 간직된 이곳에서 80여명의 주부들은 소녀처럼 들떠 사진을 찍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다음 행선지는 설악산과 청초호. 낭만적인 가든 파티와 붉은 색이 절정을 이룬 설악의 단풍이 이들을 기다린다.

 문득 복잡한 일상을 뒤로 하고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주부들의 소망을 현실로 만들어준 것은 다름아닌 케이블TV 드라마 전문 채널인 ‘MBC 드라마넷’. 그동안 드라마넷을 열렬히 시청해온 주부 시청자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드라마 촬영 장소를 두루 돌아보는 가을 테마 여행을 준비했다.

 참가자들은 속초항과 청초호 주변 촬영지를 찾으면서 직접 드라마 주인공이 된 듯한 즐거운 상상에 빠지기도 하고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 못내 아쉬운 표정들이다.

 케이블 채널들의 가을 여행 및 이벤트는 이처럼 채널의 특성을 한껏 살리면서 ‘고객 속으로’ 한발짝 다가서고 있다.

 신규 홈쇼핑 채널인 농수산TV가 11월 초 떠날 예정인 ‘제주도 감귤따기 체험 여행’은 지난 9월 ‘금산 인삼캐기’ 여행에 이은 두번째 농촌 체험 행사다.

 억새가 만발한 가을 제주도를 감상하는 것 자체도 즐거움이지만 가족이나 연인끼리 감귤 나무에서 오순도순 감귤을 따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직접 수확한 감귤을 갖고 돌아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농수산TV의 농촌 체험 여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역 특산품을 집중 소개하는 채널 이미지에 부합하도록 ‘도자기·옹기 만들기 1일 체험’ ‘감자 캐기’ 등을 기획해 시청자들을 초대할 생각이다.

 관광 레저 채널 리빙TV가 17일 주최한 ‘제1회 리빙TV배 전국 붕어낚시 대회’ 역시 이색적인 프로포즈로 160명이 넘는 시청자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데 성공했다.

 경기도 김포 구래 낚시터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손맛’을 만끽하기 위해 참여한 낚시광들과 가족 300여명이 초조하게 입질을 기다리면서도 오랜만의 나들이가 마냥 유쾌한 모습이다. 팔뚝만한 붕어와 함께 경품까지 챙겨 함박웃음을 터뜨리는 참가자들은 벌써부터 다음 대회를 기다리는 눈치다.

 리빙TV는 이 행사를 수익 사업이 아닌 시청자를 위한 순수한 낚시 축제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음악 채널 m.net이 가을을 맞아 선보이는 ‘가을 대축제, 특집 쇼킹m’ 역시 시청자들을 위한 팬 서비스 차원에서 마련된 것. 이달 초 춘천을 시작으로 30일 안양, 11월 중순 울산 등을 순회하며 인기가수가 총출동하는 대형 야외 콘서트를 연다.

 이같은 고객 감동 이벤트 개최에 대해 농수산TV 허철무 팀장은 “케이블TV 채널들이 기획하는 다양한 고객 초대 행사들은 채널에 대한 친근감을 형성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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