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 퀄컴 `공동전선` 형성 통신업체 반응-"CDMA 로열티 재협상 카드" 희색

 국내 통신장비 제조업체에 LSI로직·삼성전자·홀리커뮤니케이션(필립스반도체 cdma사업부) 등이 반퀄컴 공동전선을 펴는 것은 희소식으로 평가 된다. 물론 퀄컴이 하루아침에 CDMA 기술주도권을 빼앗길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심각한 퀄컴 종속형 CDMA사업을 진행해온 통신장비 제조업체들로서는 최소한의 대안이자 로열티 재협상을 위한 전략적 카드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기는 분위기다.

 실제로 cdma2000 1x를 지원하는 3세대 모뎀칩 개발에 나선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당장 퀄컴에 버금가는 통신칩 생산·판매업체로 등극하겠다기보다는 막바지로 치닫는 CDMA 로열티 재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게 당면목표”라고 말했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도 “안정적인 기능과 품질을 구현하는 제2, 제3의 CDMA 핵심칩 공급업체가 나타나면 퀄컴과의 로열티 재협상은 물론이고 3세대 이동통신 장비산업 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환영했다.

 지난 91년 퀄컴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체결했던 제1차 CDMA 공동개발협약은 불평등조약의 표상이다. 모든 특허권을 퀄컴이 보유하고 ETRI는 다만 퀄컴과의 합의하에 정해진 사항만 소유하거나 사용하도록 돼 있다. 또 태평양을 사이에 둔 국제계약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법을 적용한다. 때문에 분쟁 발생시에 크게 불리할 뿐만 아니라 아예 소송을 제기하기가 어렵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전자(현 현대큐리텔 및 현대시스콤)·맥슨전자(현 맥슨텔레콤) 등이 체결한 계약도 모든 조항의 해석을 △미 상무부 규정 △미 재무부 외국무역관리규정과 외국자산관리규정 △동등한 효력을 발휘하는 미 국법·규정·행정명령에 따르도록 했다. 더구나 퀄컴은 우발적 간접적인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데다 특허만료 및 무효시에도 기술료의 50%를 계속 지급하도록 명시했다.

 이같은 불평등조약 덕분에 우리 기업들은 지난 6년간 기술 로열티로 7억5700만달러, 핵심칩 구입비용으로 18억2600만달러를 건네줬다. 이에 힘입어 퀄컴은 연간 매출 32억달러, 순익 6억7000만달러의 대형기업으로 성장했다. 표참조

 우리 기업들의 현행 CDMA 기술료 조건(내수 5.25%, 수출 5.75%)을 기준으로 할 때 퀄컴에 지불할 로열티가 올해 3억6800만달러, 내년 3억2800만달러로 늘어나는 등 종속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기존 로열티 비율을 인하하는 것, 제2의 CDMA 핵심칩 제공자가 등장해 퀄컴 견제세력으로 부상하는 시점을 더욱 앞당기려 하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표1>퀄컴에 지불한 CDMA 로열티 및 핵심칩 구입비용 동향(자료 정보통신부, 단위:천달러)

 *로열티=95년 9729, 96년 56716, 97년 121446, 98년 147782, 99년 184769, 00년 237412

 *칩 수입액=95년 9807, 96년 109909, 97년 373050, 98년 427656, 99년 413198, 00년 492574

 <표2>퀄컴 매출 및 순익 추이(자료 퀄컴, 단위:억달러)

 *매출=97년 21, 98년 33, 99년 39, 00년 32

 *순수익=97년 9.1, 98년 1, 99년 2, 00년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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