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벨소리가 단순한 ‘삐리리...’ 음에서 가요·팝 등 노래로 전환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벨소리 콘텐츠다. 특히 ARS방식의 700번 서비스에서 최근엔 무선인터넷을 통한 벨소리 서비스가 등장, 모티즌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벨소리 시장이 연간 400억원대에 육박하는 등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관련 업체만도 30개사에 육박한다.
‘고쳐빨리’(5782)란 ARS방식의 벨소리 서비스로 현재 대표적인 벨소리업체로 자리잡은 야호커뮤니케이션(www.5782m.com)의 이기돈 사장(34)과 ‘클릭벨5457’로 유명한 텔미정보통신(www.clickbell.com)의 이동걸 사장(42). 두 사람은 업계에선 보기 드믈게 휴대폰 벨소리 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업계 리딩기업이다.
현상황만 놓고 보면 이기돈 사장(사진 왼쪽)이 한참 앞서 있다. 98년12월 창업 이후 공격적 광고 및 마케팅으로 시장선점에 성공한 야호가 국내 벨소리 콘텐츠 시장을 석권하며 부동의 1위업체로 자리매김한 탓. 야호는 올해 안으로 코스닥에 입성할 것으로 보여 그는 조만간 성공한 벤처CEO로 새로운 족적을 남기게 됐다.
이동걸 사장은 아직은 ‘미완의 대기’. 99년12월 창업, 2000년 6월 서비스에 나선 텔미정보통신은 현재로선 업계 3위권. 야호와의 격차도 크다. 그러나 무선인터넷 방식의 벨소리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야호가 ARS시장은 석권하고 있지만 무선인터넷 벨소리 서비스 분야에서만큼은 텔미가 선두권이기 때문.
두 사람은 여러면에서 비교가 된다. 우선 출신부터 다르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이기돈 사장은 진로 등 주로 비IT 분야에서 전문 마케터로 활동하다 야호를 창업, 성공한 ‘행운아’다. 반면 무역학을 전공한 이동걸 사장은 삼성전자·SK텔레콤 등 IT업계에서 일하다 벨소리업체를 창업한 어느정도 준비된 CEO다.
성격도 대조적이다. 전문 마케터 출신으로 30대의 패기가 돋보이는 이기돈 사장은 활달하지만 다소 성급한 성격의 소유자다. 이에 비해 어느덧 40줄에 접어선 이동걸 사장은 차분하며 온순한 성격. 음주습관도 이기돈 사장이 ‘폭탄주’를 좋아하는 두주불사형이라면 이동걸 사장은 한가지 술을 고집하는 ‘외골주’형이다.
그런만큼 경영스타일도 차이가 난다. 벨소리에서 완전히 자리를 굳힌 이기돈 사장은 패기를 앞세워 캐릭터·결제 등 다양한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공격적인 스타일인 반면 오랜 경험과 관록을 내세우는 이동걸 사장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 ‘스텝바이스텝’식 정도경영을 지향한다.
벨소리 시장전망에 대해서도 견해가 다소 다르다. 이기돈 사장은 “WAP방식이 떠오르고 있지만 ARS방식도 서비스만 차별화하면 얼마든지 롱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에 반해 이동걸 사장은 “사용자 편의성이 높은 WAP방식이 늦어도 2003년경엔 벨소리 서비스시장의 주류로 부상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두 사람은 업계 리더로서 어느정도 친분을 갖고 있다. 사석에서는 호형호제하는 사이. 하지만 두 사람은 필연적으로 ‘수성이냐(야호) 탈환이냐(텔미)’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계속해야할 운명이다. 가장 성공적인 모바일 콘텐츠로 평가받고 있는 벨소리시장을 이끌어갈 두 사람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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