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등록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들이 배정받은 주식에 대해 의무보유를 약속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의무보유를 약속하는 비율도 90%가 넘는 등 크게 높아지고 있다.
해당기업의 대주주와 벤처캐피털은 등록후 일정기간 보유 물량을 팔 수 없도록 보호예수기간이 설정돼 있지만 기관들은 주식을 의무보유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에 따라 등록초기 기관 물량 출회로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식시장의 침체로 신규등록종목의 등록초기 주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아 기관들도 바로 물량을 팔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듯 신규등록종목이 확실한 수익을 보장해 주지않자 기관투자가들이 공개기업들에 대한 투자패턴을 바꾸고 있다. 확실한 수익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기업에 집중된 투자로 안정된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개월 이상 의무보유를 확약하면 이러한 종목에 대해 물량을 많이 확보할 수 있어 이를 약속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의무보유 확약 사례=지난 8월 9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기관배정물량 중 1∼2개월간 의무보유를 확약한 비율은 99.2%에 달했다. 이같은 의무보유비중은 지금까지 코스닥에 등록한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음날 수요예측을 실시한 한글폰트 제작업체인 윤디자인연구소 역시 기관배정분 중 94.7%에 달하는 116만9978주가 의무보유를 확약한 기관에 배정됐다.
디지털보안시스템 전문업체인 아이디스도 기관 배정주식수의 92.55%에 달하는 116만3878주가 의무보유 확약됐다.
스마트카드형 전자화폐 토털 솔루션 제공업체인 케이비테크놀러지도 지난달 20일 전체 기관투자가 배정주식 중 1∼2개월간 의무보유키로 결정한 물량이 전체의 97.54%에 달했다. 이 중 2개월간 의무보유를 확약한 비율만도 89%에 달해 초기 투자자들의 안정성이 더욱 보장받게 됐다.
지난 8일 공개키기반구조(PKI)전문 보안업체인 소프트포럼은 기관 배정물량 131만2523주 중 93.2%에 해당하는 122만3240주의 의무보유 확약을 받았다.
◇어떤 기업이 의무보유 확약률 높나=기관투자가들이 최근 의무보유 확약률을 높이면서까지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기업의 공통점은 실제 수익을 내는 알짜기업이라는 점이다.
특히 시장선도업체의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어 투자대상 1호로 꼽힌다. 안철수연구소는 바이러스백신 분야에서, 소프트포럼은 PKI, 케이비테크놀러지는 교통카드시스템, 아이디스는 DVR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다.
이러한 기업들은 등록후 시가총액도 모두 1000억원이 넘어 유동성이 풍부한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업체라는 공통점도 있다.
유통물량이 적은 기업도 기관투자가들의 선호대상이다. 유통물량이 적을수록 주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메리트를 노린 것이다.
최근 기관들이 의무보유 확약률을 높이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공모가의 거품이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공모가가 기업의 본질가치보다 지나치게 높아 시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가 오르기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러한 공모가 거품이 빠지면서 본질가치를 크게 상회하지 않는 수준에서 공모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는 기업가치에 현저히 못미치는 수준에서 공모가가 결정되고 있어 이 수준까지는 안정적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기관들은 판단하고 있다.
◇장단점은=이렇게 기관들이 의무보유를 확약하면 등록초기 주가가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기관들이 좋게 본다는 이미지가 확산되면서 기업이미지 제고와 주가 상승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기관 의무보유 확약제도가 구속력이 약해 보호예수기간에 물량을 팔 가능성도 상존한다.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등록후 주가가 빠지기 시작하자 기관들이 의무보유 약속을 어기고 물량을 팔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의무보유 확약을 어긴 기관투자가는 해당 주간사가 실시하는 수요예측에 6개월간 참여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또한 기관들의 의무보유기간이 끝나는 1∼2개월 후에는 또다시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회사 관계자는 “기관들이 의무보유를 확약하면 등록 초기에는 주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익을 발생시킨 후에는 물량을 모두 내다 팔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으로 보면 기관들의 의무보유 확약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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