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제품안전진흥원 나경수 이사
가전제품의 ‘에너지소비효율관리제’는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산업부문과 생산부문 못지 않게 일반가정에서의 에너지 절약이 필수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가전제품 중 일부 품목에 한정해서만 ‘에너지효율관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효율관리가 만족스럽게 운영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에너지효율관리는 큰 테두리에서 보면 국가적 사업이며 범국민적 차원에서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한 에너지효율기준이 지금보다 더 강화돼야 할 필요가 있다.
현행 우리나라의 효율관리제도는 효율을 5단계로 구분한다. 또한 소비자의 제품구매 판단력을 지원하는 효율등급제도와 일정효율 수준 이하의 제품에 대해 생산·유통·판매를 금지하는 최저효율제도, 구속력을 지니지 않는 목표효율제도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효율등급제도는 그런대로 정착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저효율제도는 최저한의 수준에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소극적인 방책이며 목표효율제는 일종의 선언적 의미 수준이라고 판단된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부에서는 최저효율제의 적극적 활용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효율등급제의 대상기기는 조명과 전기냉장고를 포함해 9개 품목이 있다. 효율등급제는 기본적으로 전기기기 효율성에 상당한 차별성이 이뤄져야 하므로 그 대상품목을 확대하는데 상당한 애로가 있다.
현행 최저효율제는 실제로 적용 효율수준이 낮은 상태여서 그 실효성이 극히 희박하다. 따라서 일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처럼 등급제와 연계해서 동시에 적용하는 방안을 채택할 경우에는 더욱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최저효율수준을 강화하고 예시제를 병행해 최저효율기준을 엄격히 설정하며 지속적으로 최저 기준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저효율제의 적용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선 대상후보기기를 사전에 신중히 검토한 뒤 선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력소비량에 관한 철저한 기초조사가 사전에 이뤄져야 하며 이러한 선행조사를 토대로 적정한 대상품목을 선발·지정해야 한다.
또한 에너지기기에 대해 소비전력량 자체를 소비자가 인지하기 쉽게 현재의 표기방법을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효율등급제 이외에 에너지기기는 후면에 명판을 설치하기 때문이다.
업종별 상호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 해소될 필요가 있다. 일부 품목의 경우 최저효율제와 같은 방법은 제조업체간 우위와 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시장개입방책으로, 구조조정과 같은 수단으로 오인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현행 효율등급제와 최저효율제가 성격상 상호배타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기술기준 및 성능시험 역량의 명확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 부합한 전기용품안전기준 또는 KS기술규격이 적기에 제정돼야 하고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인정받을 수 있는 능력을 적기에 확보하는 것이 긴요하다.
효율적 에너지 사용은 국가경제의 지속적 발전과 지구의 이상 기후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매우 긴박한 문제라는 것은 재언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결국 에너지는 사용기기를 통해서 소비되는 것이므로 에너지사용기기의 효율개선은 국민적인 차원에서도 반드시 달성돼야 하는 당면 지상과제다.
특히 국내 전기용품안전관리법에서 안전인증 대상품목, 저전압의 강제인증 품목과 임의인증을 포함하면 몇백개 품목이 되는데 대부분 가전제품이므로 에너지효율과 직·간접적으로 깊은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전제품은 집안에서 남녀노소가 수시로 사용하므로 제일 먼저 기기의 안전성이 확보돼야 한다.
따라서 대상기기, 시행시기 및 준비사항 등을 신중히 검토해 소탐대실을 범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단상] 다양한 OS환경 고려한 제로 트러스트가 필요한 이유
-
2
[ET시론]AI 인프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해자(垓子)를 쌓아라
-
3
[보안칼럼]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리 방안
-
4
[기고] 딥시크의 경고…혁신·생태계·인재 부족한 韓
-
5
[ET시론]2050 탄소중립: 탄녹위 2기의 도전과 과제
-
6
[ET단상]국가경쟁력 혁신, 대학연구소 활성화에 달려있다
-
7
[콘텐츠칼럼]게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수립 및 지원 방안
-
8
[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32〉락앤락, 생활의 혁신을 선물한 세계 최초의 발명품
-
9
[ET시론]양자혁명, 우리가 대비해야 할 미래 기술
-
10
[디지털문서 인사이트] 문서기반 데이터는 인공지능 시대의 마중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