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컴팩 합병으로 채널정책 `안개속` 총판업체 대책 마련 고심

 이달 초 전격적으로 이뤄진 HP와 컴팩컴퓨터 합병을 놓고 국내지사의 총판업체들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두 국내지사의 대표적 총판업체인 코오롱정보통신, 영우디지탈 등은 양사 통합에 따른 채널망 변화와 시장수요 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양사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다각도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한국HP가 주변기기 총판업체 5개사와 유닉스 시스템 마스터리셀러 4개사 등 ‘소수정예’식의 채널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데 반해 컴팩코리아는 120개가 넘는 채널 협력사를 통해 전방위적인 채널정책을 펼치고 있어 합병 후 기존 채널망의 대폭적인 개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양사가 일부 중복사업을 중단할 경우 그에 따른 채널 재정비가 필수적이고 대부분 업체가 두 회사 제품을 모두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양사합병 과정에 더욱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두 국내지사로부터 별다른 통보가 없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상반기 한국HP 제품 유통으로만 500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린 코오롱정보통신(대표 유명렬)은 양사 합병으로 인한 시장 파급효과를 분석하면서 향후 영업전략 검토에 들어갔다.

 현재 HP사업부와 컴팩사업부에 각각 60명과 20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 회사는 국내 지사합병이 완료되면 두 개 사업부도 자연스럽게 통합한다는 계획만 세워놓았다.

 이 회사 HP사업부 관계자는 “양사 사업통합에 맞춰 영업조직을 재편하는 건 문제될 게 없지만 합병사가 어떠한 채널정책을 취할지 몰라 현재로선 합병 이후를 대비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컴팩코리아의 대표적 총판업체인 영우디지탈(대표 정명철)도 마찬가지다. 역시 두 회사 제품 영업을 병행하지만 컴팩 사업비중이 훨씬 큰 영우디지탈은 이번 합병이 외관상으로 컴팩이 HP에 흡수되는 형태라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향후 채널망 운영이 어떻게 진행될지 몰라 난감해하고 있다.

 이 회사 컴팩사업부 관계자는 “양사가 합쳐지면 두 회사 제품사업부를 통합해 보다 집중적인 영업을 펼칠 수 있는 반면 각 사별로 나뉘어있던 소수 채널들까지 두 회사제품을 모두 취급해 채널사가 난립하면 오히려 시장경쟁만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중복사업이 많아 일부 제품의 단종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고객들에게도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 영업을 펼쳐야하지만 이에 관한 마스터플랜이 전혀 나와 있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총판업체의 고민은 소규모 업체인 경우에 더 심각하다. 두 회사 제품 중 한가지 제품만을 취급하는 업체들은 향후 자신들이 합병사의 채널자격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업 경쟁력을 갖춘 일부 채널은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한국IBM 등을 비롯한 경쟁사들로부터 ‘구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채널이 합병 완료시점까지는 현 조직을 유지하면서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두 국내지사가 합병 이전에 조금이라도 더 실적을 올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양사 제품을 모두 취급하고 있는 채널들은 업무 조정을 비롯한 다소간 정책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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