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벤처캐피털들 "우린 지금 중국으로 간다"

 그동안 관망세를 보였던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 벤처캐피털 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0일 벤처캐피털 업계에 따르면 업무 제휴나 간접 투자방식에 머무르던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중국내 신규법인을 설립 등 중국시장 직접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조만간 발표 예정인 외국 벤처캐피털 회사 설립 규정의 세부 규정이 알려지면 이런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자수익의 중국내 반출 등이 보장될 것으로 보여 그동안 투자수익 회수의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를 꺼렸던 국내 벤처캐피털들의 발빠른 행보가 점쳐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말 이같은 움직임을 타고 대우증권 출신의 최병조 사장이 중국 선전에 세계창업투자관리유한공사를 설립, 중국에 설립된 첫 한국계 벤처캐피털이 됐다.

 최 사장은 “선전의 경우 과학기술산업 중에서 전자산업 발전이 뛰어나고 산업성과가 활발해 정부측에서도 IT산업과 생물의약 등 과학기술산업부문 발전을 도모하고 있어 벤처캐피털들의 투자여건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 정부차원에서 외국 벤처캐피털 자본의 유치를 위해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전역으로 투자범위를 넓혀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국내 벤처캐피털들의 중국 진출은 현지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위해서라기보다는 투자기업들의 중국 진출 컨설팅이나 현지 사무소 역할에 더 많은 비중을 둬왔다.

 중국에 지사를 설립해 운영중인 KTB네트워크의 경우도 지사를 투자개념보다는 국내 투자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위한 컨설팅으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당초 장기적으로 중국지사를 확대, 개편할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규정이 발표되는대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전망이다.

 직접적인 진출이 어렵자 홍콩에 TG아시아벤처를 설립, 간접적인 진출을 시도해 왔던 TG벤처의 경우도 중국 벤처시장 공략에 좀 더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산은캐피탈, 한국기술투자 등 대형 벤처캐피털 위주로 빠른 기간내에 중국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산은캐피탈 관계자는 “중국 칭화대와의 협약을 통해 중국 벤처기업 발굴을 시작한 만큼 관련 제도 등 여건이 갖춰지면 그에 맞춰 중국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규정이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중국시장 자체에 벤처캐피털 시스템이 갖춰지려면 좀 더 인내를 갖고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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