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최고의 프로그래머는 누구일까. 이에대해 많은 사람들은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부사장으로 재직중인 제임스 고슬링을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는 그가 IT업계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도 한번은 들었음직한 자바라는 역동적인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자바는 원래 가전제품에 들어갈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개발된 것인데 현재는 휴대폰에도 채택이 느는 등 사용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네티즌이 인터넷(웹)과 교감할 수 있게 된 것도 고슬링이 산파역할을 한 자바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유닉스 서버로 유명한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 17년째 일하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 가장 주목을 끌 만한 기술은 항상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휴대폰이나 PDA 등과 같은 연결형 개인 기기(connected personal devices)들이다. 일례로 가장 최근의 자바원(JavaONE) 콘퍼런스에서 이제 막 세계에 공급되기 시작한 자바기반의 모바일폰(휴대폰)이 큰 관심을 끈 것을 들 수 있다. 자반기반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은 가계부 관리같은 전통적인 문서작성작업은 기본이고 서로 다른 통근버스에 있는 친구와 주사위(backgammon)게임도 할 수 있게 해주는 등 매우 사용범위가 다양하다. 그리고 좀더 멀리 보면 생명공학과 나노기술 등이 확실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다.
자바는 원래 가전제품에 들어갈 소프트웨어를 만들 목적에서 만든 것이었다. 가전제품의 긴 수명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과 보다 나은 C언어의 개발로 고심하던 중 C와 C++의 개조를 시도했고 그 결과 C언어의 불필요한 부분이나 문제가 될 부분을 제거한 새로운 언어를 개발하게 됐다. 이것이 바로 자바다. 자바를 이용한 최초의 프로젝트는 가전제품과 전기 기기들을 통합해 가정용 전자제품에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는 그린 프로젝트였다. 나는 이 기술이 어떻게 진보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전자제품(디바이스)들간 연결이 점점 더 많아지고 개인화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이러한 생각은 적중했다. 자바는 견제를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독점적 지위를 유지·확대하려고 하는 독점성이 강한 기업이다. 닷넷은 바로 그러한 마이크로소프트가 PC시장에 이어 인터넷시장에서도 독점적 우월권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정부 등 여러 방면에서 상당한 저항을 받고 있다. 내가 개발한 자바와 마이크로소프트의 C샵의 경쟁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사실 C샵과 자바의 대결은 선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결 중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나는 자바가 잘 해낼 것이라고 믿고 있다.
올해로 PC는 탄생 20주년을 맞았다. 포스트PC시대가 시작됐다고는 하지만 PC는 오랫동안 우리곁에 있을 것이다. 또 PC사업은 여전히 괜찮은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유럽을 비롯해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PC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PC와 유사한 많은 기기들, 즉 전자우편과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소위 포스트PC기기라 불리는 것들이 빠른 속도로 입지를 확대해 가고 있다. 포스트PC제품은 PC보다 나은 연결성·간편성·이동성 등을 무기로 PC시장을 파고 들고 있는데 PC기능을 가진 휴대폰, 휴대폰기능을 가진 개인휴대단말기(PDA), 지능형 자동차(intelligent cars), 디지털 가전제품 등이 대표적 제품이다. 휴대화를 개인화의 심화라고 볼 때 자바는 이들 포스트PC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다.
나는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를 최초로 구상했으며 자바 이전 언어인 오크를 기반으로 PDA의 원형이 되는 액정컨트롤러를 개발하는 등 많은 일을 이뤘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매일 컴퓨터 프로그램과 씨름하고 있다. 내가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고급(하이엔드) 소프트웨어용 도구(툴)를 개발하는 것이다.
<정리=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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