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공단에 자리잡은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업체 3R 생산공장의 16명 식구는 여름에 흘렸어야 할 땀을 뒤늦게 흘리고 있다.
미국에서 일어난 테러사건 이후 갑자기 미국법인 3R테크놀로지로부터 900대의 C(Compact)DVR 주문이 밀어닥쳤기 때문.
공장총괄 생산본부 김일권 이사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미국에서 일어난 테러 때문에 보안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 지사를 중심으로 DVR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들려준다.
작업장 입구에서부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복사하는 25대의 듀플리케이터(duplicater) 장비가 열을 냈다.
컨베이어 벨트와 10여개의 조립 및 검사 작업대로 이루어진 생산라인 위에는 이달말까지 미국으로 날아갈 CDVR 수십대가 부지런히 흐르고 캡처보드를 장착하는 익숙한 손놀림이 마냥 바쁘다.
이어진 검사작업대에는 채널마다 잭을 꽂아 화면 하나하나를 체크하는데 초당 서너개의 화면이 깜박이며 정신없이 지나갔다.
덩달아 국내 물량도 늘어나 미국 물량을 해결하고 나면 숨돌릴 틈도 없이 P(Power)DVR 300대를 생산해야 한다.
생산기술팀 문철휘 과장은 “국내 DVR업체 중에서는 가장 앞선 자체 생산라인을 갖췄다”면서도 “자동 이송 및 작업대 배치를 통해 생산 효율을 최대한 높였으나 밀려드는 주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직원들은 매일 8∼9시까지 생산라인에 꼼짝없이 매달려야 하지만 불황에 허덕이며 월 200∼300대만을 생산하던 지난달과 비교하면 신바람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김일권 이사는 지난 5월 주안시범공단에서 평수를 넓혀 이전했지만 4개월만에 밀려드는 생산자재로 공장의 공간이 부족해 할 수 없이 건너편 공장의 창고를 긴급히 빌렸다고 들려준다.
주문이 밀려들고 있지만 품질검사를 소홀히 할 수 없어 검사자들의 손길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한켠에 마련한 번인룸(burn in room)에는 53도의 후끈한 열기속에 80여대의 DVR가 10시간째 ‘익혀지며’ 끊임없는 녹화를 이어가고 있다.
더구나 안정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있으면 거들떠보지도 않는 게 보안장비여서 공정내 내압 및 절연 테스트, 사용자 환경 테스트를 꼼꼼히 진행하고 있다.
“물량이 밀려있어도 자체 규정은 반드시 지키고 있다”면서 공정검사를 마친 뒤에도 몇개씩 샘플을 뽑아 2시간의 출하검사를 거친다는 게 김 이사의 설명이다.
김 이사는 “주문량에 따라 연말까지 생산인력을 충원해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며 “아싸공장 한층을 빌려 사용중인 현재의 살림을 접고 더 넓은 공장으로 이사를 갈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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