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무엇을 얻을까를 생각할 때 우리가 가장 먼저 연구해야 할 것은 중국의 경제·산업 구조와 정부의 정책이다.
지금의 중국 경제와 산업은 한 마디로 ‘단계를 뛰어넘는 발전’이라고 표현된다. 따라서 우리 경제의 발단단계를 잣대로 중국을 보면 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중국의 산업은 아날로그로 표현되는 기술 단계를 거의 거치지 않았다. 시장 역시 중간 가격 제품보다는 최저가 또는 최고가 제품이 팔린다. 중국 TV시장을 살펴보면 이 같은 사실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중국에서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도 소수 소비자들이 찾는 PDP TV가 날개 돋힌듯 팔린다. 반면 아직도 흑백 TV시장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중국은 우리가 60∼70년대 경제개발시대에 그랬듯이 자신들이 만들지 못하는 많은 부품들을 완제품 생산을 위해 외국에서 들여온다. 여기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먹을 것이 있다. 바로 중간재 제품이다. 아날로그시대의 산업기반은 결국 디지털에도 부분적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이 뛰어넘고 있는 틈새를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중간재 부분에서 만큼은 일본이 우리 시장에서 가져간 것을 우리는 중국에서 다시 회수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또 하나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중국 정부의 정책이다. 중국은 지금 첨단 IT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IT정책을 잘 이해하면 우리 IT업계는 반 이상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중국도 자신에 맞는 제품, 맞는 기술을 선호한다. 그들에게 먼저 윈 윈의 제품(기술)을 제시할 수 있는 시야와 정보를 가져야 한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중국 정부가 육성하는 IT 제품 및 기술 리스트
중국은 IT산업을 중요 핵심산업으로 지정하면서 IT 각 분야별 발전구도를 그리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급변하는 세계 기술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수정판 ‘중점장려 IT 벤처산업 및 벤처기술제품·기술리스트’를 발표,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중국이 새로 발표한 기술 리스트는 △향후 일정한 시기 동안 시장수요가 크고 시장개척에 유리한 기술 △기술함유량이 높고 기업설비 혁신과 산업기술 발전을 촉진할 수 있으며 경쟁력향상에 유리한 기술 △연구개발에서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기술혁신에 유리하고 새로운 경제성장부문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술 △자원절약, 생태환경개선, 국민경제의 건강한 발전에 유리한 기술이라는 원칙을 담고 있다.
이 기술리스트는 향후 중국정부의 경제구조 조정, 투자구조 개선, 투자프로젝트심사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이 되며 투자총액 한도 내에서 수입한 자체 이용설비의 수입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면제 받을 수 있다.
◆이 시장에 주목하라
◇CDMA장비=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통신 장비는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거둘 수 있는 최대의 결실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의 제2 이동전화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이 오는 10월부터 CDMA서비스를 본격화해 연내 1300만 회선, 수 년 내에 3000만∼5000만 회선 규모로 네트워크를 증설할 예정이다.
일단 삼성전자가 상하이·톈진·푸젠·허베이 지역 200만 회선 규모의 시스템 공급권을 획득함으로써 국산 CDMA장비 중국진출의 포문을 열었고 단말기-중계기-부품분야로 수출전선이 폭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와 현대시스콤 등이 차이나유니콤의 CDMA시스템 2, 3차 입찰전에 나설 계획인데다 중견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들의 시장개척도 활발하다. 시스템은 단말기 시장개척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시장규모도 수 십억달러대에 그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 CDMA시장에서 따야 할 열매는 단말기다. 업계에서는 중국 CDMA단말기 시장규모가 1, 2년 내에 200억달러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한다.
이같은 중국 CDMA 시장개화를 앞당길 중간 기재로 CDMA중계기가 있다. 중계기는 기지국이 소화해 내지 못하는 전파음영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비로서 소비자 만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일단 차이나유니콤은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약 9만대의 CDMA 중계기를 구매할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나유니콤이 지역별 비공개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어서 정확한 액수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1조8000억원대 CDMA 중계기 수요가 기대된다.
국내업체로는 이트로닉스(옛 해태전자)·네오텔레콤·위다스·넥스트링크·KNC·이스텔시스템즈(상하이성미전자)·기산텔레콤·윌텍정보통신·KMT·코스콤·삼지전자·에이스테크놀로지스·중앙시스템 등이 중국 중계기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정보화 솔루션=스퉁, 디지털차이나, 차이나소프트네트워크와 같은 중국의 주요 컴퓨터 업체들이 “중국시장도 이제 단순 하드웨어 차원이 아닌 솔루션 개념의 종합적인 IT서비스가 요구되는 시기”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중국의 최대 컴퓨터 메이커인 롄샹(聯想)이 대규모 업무조정을 통해 시스템통합(SI) 서비스를 제공할 디지털차이나를 별도 자회사를 만든 것도 하드웨어에 이은 IT솔루션 시장의 부상에 대비한 포석이다.
디지털차이나 위리산(于立山) 부총재는 “현재 중국 IT인프라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고 정부와 기업, 그리고 민간이 정보시스템으로 연결되려면 최소 10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전체 정보화 수준이 아직은 상당히 낙후돼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만큼 정보화 솔루션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포함돼 있다.
지난 95년에 21명의 인원으로 소프트웨어 사업에 뛰어든 차이나소프트네트워크가 지금은 500명 이상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것도 중국내 시스템 솔루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그대로 말해준다.
더욱이 차이나소프트네트워크의 궈셴천(郭先臣) 총재나 디지털차이나 유 부총재 모두 “한국의 IT 인프라 구축 노하우는 중국이 반드시 배워야 할 대상이며 한국 IT기업들과의 공동사업도 조만간 구체화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향후 떠오를 중국 정보화 시장이 국내 시스템통합(SI)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업체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충분히 직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보안시장=인터넷 발전과 더불어 중국 보안시장도 지난 1∼2년 간 급속도로 확대됐다. 중국은 인터넷과 IT시장의 빠른 성장에 비해 정보보호 의식은 크게 낮아 중국 전체 인터넷사이트 중 90% 이상이 보안문제가 있으며 이중 40%는 상당히 심각한 상태다. 정보보안의 문제점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반면 솔루션은 방화벽 등 미성숙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국내 보안시장에 비해 3∼4년은 뒤처져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시장 성장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세계적인 정보보안솔루션 업체들이 지명도가 낮아 향후 6개월∼1년 사이가 국내 정보보안 업체들이 진출하기에는 가장 적합한 시기로 분석이다.
중국 정부의 조사보고에 따르면 지난 99년 정보보호 조치 미흡으로 입은 직간접손실은 20억위안(3200억원)에 달하며 이 같은 손실 규모는 해마다 늘어나 오는 2005년에는 60억위안(9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중국의 IT관련 투자는 500억위안(8000억원)이며 이중 정보보호 관련 투자는 2%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보안시장이 개화기를 맞기 시작해 올해 중국 정보보안시장 규모는 30억∼50억위안(4800억∼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증가세에 힘입어 내년은 150억위안(2조6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매년 3, 4배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 2, 3년 후에는 약 1000억위안(16조원)에 달해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동규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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