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주요 기간 전산시스템에 대한 재해복구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3일 관계기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전산시설을 비롯해 금융기관, 트레이드타워(옛 무역센터), 전화국 등 주요 기관은 재난·재해에 대비한 전산관련 재해복구시스템을 거의 갖추고 있지 않아 이번 미국 여객기 자살 테러와 같은 사태가 발생할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금융감독원에서는 금융기관의 재난·재해에 대비해 원격지 백업센터 등을 포함한 재해복구센터 구축을 명문화했으나 현실적인 여건을 이유로 연기, 이를 포함한 법·제도적인 대책도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재 부처별로 전산센터를 운용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부처가 재해나 재난에 대비한 재해복구센터를 구비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 각 부처는 전산센터 내 백업시스템의 경우 테이프백업시스템을 구비하고 있을 뿐 원격지 백업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금융권 역시 몇몇 대형 은행을 제외한 지방은행과 증권사·생보사 등 대부분의 기관들이 원격지 백업센터를 포함한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있다. 특히 국가기관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금융결제원·증권거래소 등은 재해나 재난으로 시스템이 파괴될 경우 국가 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트레이드타워의 경우도 이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트레이드타워는 현재 건물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무역협회를 비롯해 234개 업체의 무역업무를 관장하는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의 전산시스템이 건물내에 위치해 있으나 원격지 재해복구센터가 구비돼 있지 않다. 오히려 KTNET는 비용절감을 이유로 서울 대방동에 위치해 있던 백업센터를 무역센터 내로 최근 이전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격지 백업센터 등 재해복구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많은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에 어렵기는 하지만 국가 전체의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측면에서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며 “공공의 성격을 띠고 있는 민간기관에 대해선 법·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서라도 재해복구센터를 구축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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