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테러 대참사>다국적업체 한국법인들도 충격

 지난 11일 미국 심장부를 강타한 동시다발적인 테러로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어바이어코리아, 엔터라시스네트웍스, 한국3COM 등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업체의 한국법인은 충격의 빛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업체들은 대부분 지난 11일 밤늦게 비보를 접한 이후부터 본사와 수시로 연락을 취해 인명 피해를 확인하거나 본사가 전달한 방침에 따라 직원들을 추수리는 등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본사에서 피해상황이 접수된 한국법인은 침통한 분위기였으며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업체도 뒤숭숭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 경기가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업체들의 얼굴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일부 업체는 본사에서는 불황이 가속화될 것을 우려해 비용을 절감하고 매출에 더욱 힘쓸 것을 지시받았으며 향후 두 달간 본사가 계획한 각종 세미나, 고객행사 등은 순연 또는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의 테러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체는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시스코코리아는 일년에 한번씩 하와이에서 열리는 시스코 전체 영업회의에 참석했다가 전체 직원 중 절반 가량이 현재까지 귀국하지 못하고 현지에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시스코시스템즈 황명렬 이사는 “사고 전날 하와이를 출발한 일부 인원은 지난 11일 오후 귀국, 영업을 가동하고 있으나 나머지 절반은 현재 하와이에 체류중이며 오는 16일에나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시스코는 본사 전략적 제휴담당 직원 중 한 명이 무역센터와 충돌한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참사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어바이어는 본사가 뉴욕 인근 베스킹리지에 위치해 있으나 이번 사태에 따라 공장·사무실·직원 피해를 조사했으나 직접적인 피해는 아직 접수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 본사 및 미국 내 공장은 사고 당일 휴무를 실시했으며 해외 각국 법인들에게는 당분간 해외 출장을 금지시켰다.

 엔터라시스네트웍스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 본사로부터 전달된 지시에 따라 12일 하루 동안 한국법인 사무실을 닫기도 했다. 엔터라시스 안종석 이사는 “본사가 로체스터에 위치해 이번 테러와 관련해서 직접적인 인명, 물적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휴무를 단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스리콤은 사건 직후부터 수시로 사내 메일을 통해 해외 각국의 법인을 다독이고 있다. 브루스 클래플린 스리콤 CEO는 13일 사내메일을 통해 전사 직원에게 “상황이 안정되기 전까지 본사에서 계획된 모든 이벤트를 순연하고 해외 방문 스케줄을 취소한다”며 “경기불황이 가속화될 전망이니 비용 절감을 위해 전직원이 힘써 달라”고 지시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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