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 이어 바야흐로 인류역사상 세번째 대변혁인 IT혁명시대의 한가운데로 진행해 가고 있다. 한 시장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1995년∼2000년 평균성장률을 보면 비IT분야는 2.3% 성장에 그친 반면 IT분야는 41.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2000년 산업생산지수도 92년을 100으로 놓고 봤을 때 비IT분야는 122.6인 데 반해 IT분야는 1194.6으로 월등히 높았다.
미국 스탠더드&푸어스(S&P)의 연구분석에서도 1995년∼2005년새 전세계 산업별 성장률은 생명공학(BT) 22.1%, 반도체산업 9.4%, 메카트로닉스 9.1%, 신소재산업 6.9% 등으로 분석한 반면 전통산업인 자동차나 항공 산업은 각각 3.5%와 1.4%밖에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결국 향후 5∼10년간 급성장이 예상되는 5대 신산업(5T:IT·BT·CT·NT·ET)에 집중 투자하지 않으면 무한경쟁사회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경우 지난 2월 조달정보화·전자정부 구축 등 활용 측면에 역점을 두는 ‘새출발을 위한 청사진’을 발표했고 일본도 1월 IT·BT분야에서 미국·EU 등과의 격차확대에 위기감을 느끼고 ‘e재팬’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선진국들이 차세대 성장산업을 국가전략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도 정보인프라로 무장한 경제대국 ‘e코리아’ 건설을 위한 힘찬 발걸음이 시작됐다. 정부는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 지식정보강국으로 도약하고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요체로 IT와 BT를 비롯해 문화공학(CT)·나노공학(NT)·환경공학(ET) 등 5T의 육성을 선택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전체 연구개발 예산 가운데 5T에 대한 비율을 2001년 29.1%에서 2005년에는 43.2%로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생명공학 육성 기본계획을 보완한 국가 BT 기술개발의 기본틀이 마련되고 지역별 특화분야와 기술이 접목된 전국적인 바이오벨트가 구축된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오는 2010년 5대 NT선진국에 진입하고 1조달러 규모의 전자소자분야에서 최소 30% 이상을 점유한다는 계획이다. CT분야에서는 2003년까지 문화콘텐츠 핵심 생산국으로 진입하고 2005년에는 아시아 메이저를 목표로 하고 있다. ET분야에는 201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중·상급 환경기술을 집중 개발, 이 분야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특히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가 전통제조업분야에서 중국 등 후발 개발도상국들에 맹추격을 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첨단분야에서는 선진국들과 경쟁하기에 기술력이 낮다고 보고 현 단계에서 차세대 성장산업에 대한 집중적인 육성을 통해 포스트IT시대를 만들어 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정보기술IT분야
미래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선도기술분야에 집중 투자해 경쟁우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1위의 인터넷 강국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광인터넷·정보보안 기술 등 인터넷 관련 기반기술 개발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이동통신, 고성능 슈퍼컴퓨터,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원천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2005년까지는 IT핵심부품의 국산화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05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입해 범정부적으로 20만명 이상의 IT전문인력을 추가 양성하는 한편 전경련 등과 협력해 신속하고 효과적인 인력정보수집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산업현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키로 했다. 또 전자정부·교육·의료 등 대형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세계적인 인프라를 활용해 인터넷 신사업을 육성하는 한편 가상현실, 테라급 나노기능소자, 환경오염처리기술 등 IT와 BT·NT·ET를 융합해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분야 개척에 전력투구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현재 20개 업종의 B2B네트워크 구축사업을 2005년까지 50개 업종으로 확대하고 3만개 중소기업 IT화 사업을 2003년까지 완료하기로 했으며 전자상거래 비중도 2005년까지 18%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생명공학(BT)분야
BT는 제4세대 기술혁명으로 각광받고 있는 산업분야로 정부와 산업계가 중점 육성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인간게놈연구(HGP) 조기완성 이후의 BT기술 패러다임 변화와 치열한 시장확보경쟁에 대응해 우리나라가 비교우위에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외국과 차별화된 기술개발 및 산업화 전략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미래핵심기술로 선진국과 격차가 적고 한국 특성이 반영될 수 있는 경쟁가능분야에 투자를 집중키로 했다. 세계 BT시장 규모는 2003년 740억달러, 2010년에는 1540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해 범정부적 ‘바이오산업 발전방안’을 수립한 후 1조원 규모의 국내시장 규모를 2010년 6조원대까지 끌어올리고 바이오 벤처기업도 현재 250여개에서 1200개 이상으로 늘리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또 ‘국가유전체 정보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미국·유럽·일본 등지에 바이오 벤처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단백질체학·생물정보학 등 첨단기술분야를 중심으로 단기 재교육을 확대해 2005년까지 5000명 이상의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BT산업 기술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도입할 계획이다.
◇환경기술(ET)분야
ET산업은 환경오염의 사후정화·사전예방, 오염복원, 효율적 자원이용, 대체에너지 개발 및 지구 생태계 관리와 관련된 산업으로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와 무역·환경 연계 등으로 시장이 급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90년대들어 지속가능한 발전구현을 위해 21세기 수출전략산업으로 환경기술 개발과 환경산업 육성에 나섰다. 미국의 경우 93년에 ‘환경기술국가 수출전략’을 수립했고 일본도 99년에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마련, 추진중이다. 우리나라도 환경산업의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향후 10년간 1조원을 투입하고 특히 지역 현안기술 등 4개 분야를 집중 지원해 2005년까지 수출 5억달러, 수입대체 1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10년까지 차세대 핵심환경기술 개발사업과 생태계복원, 청정생산 등 2∼3세대 선진환경기술을 선정·개발하고 대체에너지 실용화를 위해 태양광·연료전지 등을 집중 개발, 2003년까지 총에너지의 2%를 달성키로 했다. 전자·자동차 등 15개 업종별 친환경 생산공정·제품설계·핵심청정 생산기술을 개발·보급하고 대체에너지 실용화, 이산화탄소 저감기술 등으로 미래에너지원 확보 및 국제환경규제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경쟁력있는 ET기술의 실용화와 사업화를 위해 우수 환경신기술 사업화 및 선진 청정생산기술을 국내에 도입키로 했다.
◇나노기술(NT)분야
정부는 나노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미국·일본·EU·중국·대만·호주·싱가포르 등 주요 국가별 노력 및 추진 계획을 비교분석, 나노기술 110개를 선정해 기술별로 중요도, 개발가능성, 현행 기술수준 및 가용인력, 시장잠재력을 정밀분석함으로써 기술개발 우선순위 설정에 나섰다. 또 향후 5년내에 주요인프라를 구축하고 2010년까지 선진 10대국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만이 비교우위를 갖는 최소 10개 이상의 기술을 확보하고 2010년까지 연인원 1만3000여명의 전문가를 양성·지원한다. 또 범부처적 사업추진 및 부처간·연구분야간 종합조정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에 나노기술전문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향후 10년간 1조200억원을 투자해 나노전자소자, 촉매용 소재, 고밀도기록소재 등 30여개에 집중투자하고 병력특례혜택을 부여해 단기적으로 학계와 연구계에 유사 NT영역 종사자를 NT분야로 전환시키며 10년간 박사, 중견 과학자 50명을 유수 대학·연구기관에 파견해 국내 연구방향을 리드할 핵심 연구인력으로 양성한다.
◇문화기술(CT)분야
정부는 문화콘텐츠산업 종합지원체제를 구축해 21세기 문화대국·지식경제강국을 구현하고 2003년까지 문화콘텐츠 핵심 생산국 진입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시대에 부응하는 법령 및 제도를 정비, 콘텐츠산업발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전략이다. 전통적인 문화산업지원 중심에서 21세기 디지털경제에 부응하는 온오프라인 콘텐츠 산업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체제 중심으로 개편하고 디지털콘텐츠산업의 육성 및 진흥을 위한 각종 지원규정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통해 문화관광부는 CT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현재의 1% 내외에서 2005년까지는 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경쟁력있는 분야를 선정해 집중투자하고 창작·개발 역량을 확충키로 했다. 특히 초고속정보통신망·위성방송 등 우수한 인프라를 최대한 할용해 게임·애니메이션·캐릭터를 세계적 수준으로 육성, 21세기 새로운 국부를 창출하는 전략을 산업화할 방침이다. 또 민관합동으로 매년 100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결성해 투자재원을 조성하고 창작·기획력과 디지털기술을 접목한 R&D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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