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DVD-네트워크기기 등 "전자부품 탈불황 기대주"

 일본의 주요 반도체·전자부품 업체들은 정보기술(IT) 불황을 맞아 지금까지 전자부품 활황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PC와 휴대폰 단말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에 나섰다. 또 전자기기 전문 수탁생산 서비스(EMS) 업체의 급부상과 주고객인 자국 완제품 제조업체들의 해외생산 이관 등 업계 구조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사업체제를 모색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일본경제신문이 종합 전자업체를 포함해 일본의 주요 전자부품 업체 36개사를 대상으로 이달 초 실시한 ‘경영과제 긴급 진단’ 앙케트 조사에서 밝혀졌다.

 이번 조사에서 ‘PC와 휴대폰 단말기에 이어 전자부품 업계의 견인차가 될 전자기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절반을 약간 웃도는 업체(52.8%)가 디지털TV나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재생 및 녹화기 등으로 응답, 일본 전자부품 업계가 디지털가전에 가장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고속·대용량의 광대역(브로드밴드) 통신과 관련한 네트워크 기기(36.1%), PDA 등의 휴대 정보기기(33.3%) 등이 전자부품 시장 회복의 기대주로 분석됐다.

 일부 업체(16.7%)의 경우 환경 친화적인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자동차, 지능형교통시스템(ITS) 등에 대량의 전자부품이 사용되는 점을 들어 자동차 관련 시장으로도 사업 비중을 높여갈 태도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새로운 시장개척 이외의 경영 과제로 적지 않은 업체들이 ‘정확한 수요 예측에 의한 사업 전개’를 들었다. 이는 EMS의 대두로 부품 업체가 전자기기 제조업체에 직접 납품했을 경우에 비해 부품 재고의 실태 파악이 어려워진 점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품 업체의 절반 정도(52.8%)는 부품 시장의 회복이 더뎌지고 있는 원인으로 ‘EMS 업자의 과잉 재고’를 들고 있다.



 이밖에도 이번 조사에서는 해외 거점을 포함해 생산지의 최적화가 중요한 과제로 지적됐다. 이는 전자기기 제조업체들이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로 생산을 이관하고 있는 것에 대응해 다른 아시아 지역 부품 업체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의 경우 해외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일본 국내 생산거점의 통폐합은 급진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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