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 재조명](21)전자부품산업 전망

 21세기 우리가 차려놓은 좌판에는 ‘누구나 탐내지만 아무나 쉽게 만들지 못하는’ 핵심부품의 성찬이 차려져 있어야 한다.

 “국내 부품산업은 생산 품목 및 수량은 많지만 핵심기술이 부족해 저가 범용 부품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그저 그런 제품들로는 살아남지 못한다.

 IT산업의 불황기가 끝난 후에도 2000년과 같은 급격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시장전망이 좋고 파급력이 큰 ‘목 좋은 기술’의 기반을 닦는데 집중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는 최근 204개 핵심 부품소재 개발대상을 정하고 이를 신청한 45개 기업을 선정해 3년간 6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경쟁력있는 부품소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파급력있는 유망부품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우리 기술과 시장환경에 걸맞은 핵심기술을 가늠해 내는 일이 필수과제로 강조된다. 더욱이 국내 대부분의 부품소재업체가 중소기업으로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원천 기술력이 취약한 현실로 미루어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모든 부품에서 1등을 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21세기 전자정보사회의 패러다임은 무선 통신망의 발전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에 따른 휴대형 단말기의 발전은 다양한 기술과 대규모의 수요를 불러일으킨다. 이동전화기는 지역별로 다른 표준이 혼재하는 데 대한 멀티밴드 적용이 일반적 추세며 단말기의 소형경량화, 고속데이터 통신기능, 네트워크 기능 등의 고성능화가 소형경량화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듀플렉서와 송수신 스위치 등을 단일화한 안테나 스위치 모듈 등 복합부품 및 다중밴드용 VCO와 SAW필터 등 RF부품이 핵심기술을 이루게 된다. 또한 IMT2000단말기에서 SAW필터 및 듀플렉서는 그 사용량이 각각 대당 2개, 1개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시장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의 투자감소로 지난해의 10분의 1에 불과한 수요부족에 허덕이고 있지만 광부품 분야는 여전히 시장유망성을 인정받고 있다. 광소자의 시장규모는 2005년 12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 송수신 모듈의 경우 2.5 에 이어 10 급 제품이 상용화될 것이며 가입자망의 광섬유 선로 구축을 위해 155Mbps급 광송수신기가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동 부품의 경우 파장분할다중(WDM)기술이 적용되면서 광섬유의 확장보다는 채널 수를 16채널에서 32채널, 64채널로 늘려 전송량을 확대해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DWDM·CWDM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광아이솔레이터, 커넥터, 스위치 등의 부품 수요도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표2 참조

 가전분야는 아날로그 가전시장의 성장 정체로 96년 이후 시장규모가 150억달러 가량 감소했으나 DVD플레이어, 디지털TV 등 디지털 가전시장으로 중심이 옮겨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디지털 튜너, 디지털 드럼 등 디지털 부품시장의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디지털 튜너는 2003년 6억2000만달러, 2005년 8억60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디지털 카메라의 핵심부품인 CCD센서는 2003년 4000만대의 수량이 예상되는 등 디지털 가전시장의 활성화에 따른 부품 수요증가와 함께 수익성 향상이 기대된다.

 칩부품은 이미 단가의 하락으로 2002년까지 평균가격 10% 가량의 하락이 예상되고 있으며 최근 경기침체로 이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MLCC의 경우 고가의 팔라듐에서 니켈로 교체하고 있으며 적층세라믹 부품은 얇은 세라믹 유전체층과 내부전극을 상호교대로 적층시킨 고용량 박형 제품 등이 가격경쟁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칩커패시터, 칩저항, 칩인덕터 등 칩부품의 소형화·경량화·복합화 추세는 세라믹 시트의 성형, 내부전극 인쇄, 외부전극 소성, LTCC기술 등으로 구성되는 적층칩 제조기술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나아가 각각의 수동부품을 복합화시켜 단일 부품화하는 1칩화 기술개발이 관건이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