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연 5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10일까지 5일 연속 급등하며 주가도 지난 30일 800원에서 이날 1400원을 기록했다. 닷새동안의 주가 상승률이 75.0%에 이른다.
이런 하이닉스반도체 주가의 급등은 일단 TFT LCD사업부 매각을 통해 일시적인 자금회전에서 숨통을 텄고 회사 경영진과 주채권은행이 직접 나서 하이닉스 회생을 독려하는 등 회생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얻어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 4일 발표된 3조원의 출자전환을 포함한 총 7조원의 채무조정안은 아직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등 하이닉스반도체 처리가 단기간에 결론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주장 또한 만만치 않다. 또 최근의 주가급등은 긍정적 처리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다기보다는 당분간 최악은 없다는 가정하에서 단기 주가 변동만을 겨냥한 투기성 매매의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채무조정 합의 가능성 높다=하이닉스반도체 처리는 채권단 합의하에 채무조정, 법정관리, 청산이나 매각 등 크게 세가지를 가정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빠른 처리는 어렵겠지만 현재로선 채무조정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른 방식의 처리가 이뤄졌다면 보다 빠른 결론에 도달했을 것이며 또 증권시장은 물론 금융권에 대한 부담이 커져 더 큰 파장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LCD매각이 적정한 가격에 이뤄지는 등 시장의 분위기가 채무조정 합의 가능성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채권단의 감자요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어떤 식이든 결론이 나기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구조조정촉진법 변수=하이닉스의 향배는 14일 발효될 ‘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르면 채권단의 75%가 합의할 경우 나머지 채권단도 이에 따르든지,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향후 청산가치 만큼의 자금회수만을 할 수 있다. 최근 신한은행과 한미은행 등 하이닉스 채권비중이 낮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대손충당을 늘리며 ‘추가 지원은 없다’라는 간접적인 시위를 해왔지만 14일 이후에는 이들이 주채권단과 별개의 독자적인 행보를 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또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미 행정부, 유럽 반도체업계가 공통적으로 하이닉스 지원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지만 ‘구조조정촉진법’이 발효된 이후의 지원은 국내 법테두리 안에서의 정상적인 활동이라는 명분을 얻게 된다. 세계 주요 기관들의 제소에 대해 내정간섭이라고 반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D램 회복만이 살 길=살로먼스미스바니(SSB)가 제안한 지원안에 대해 채권단이 합의할 경우 하이닉스반도체는 일단 정상화될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가격 변화에 따라 하이닉스의 운명은 여전히 불확실한 점이 남아 있으며 채권단의 손익 및 금융 시장의 안정도 반도체 가격의 향방에 따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일단 SSB가 책정한 64MD의 환산가격은 1달러50센트다. 64D램 기준 현물가격이 1달러50센트를 넘어선다면 하이닉스반도체가 보다 빨리 회생할 수도 있다는 것. 그렇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추가자금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가 된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7조원의 채무조정이 이뤄질 경우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수 있지만 여전히 D램 가격에 따라 회사의 자금사정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하이닉스가 회생 가능한 기업인지, 아니면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인지는 D램 가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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