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반도체장비 국산화율은 전공정장비 6.4%, 후공정장비 34.5%, 검사용장비 14.6% 등으로 기타 주변장치를 포함한 평균치는 11.7%에 불과하다. 특히 반도체 장비시장에서 전공정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가량에 달하지만 전공정 장비의 국산화율은 지나칠 정도로 낮은 실정이다.
2000년 국내 반도체 장비시장 규모는 인터넷 및 통신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전년대비 108%가 증가한 40억2900만달러를 기록해 41억8000만달러였던 9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국내업체가 공급한 장비는 4억7100만달러, 외국업체가 공급한 장비는 35억5800달러였다.
수출입 금액으로 구분하면 수출은 3억3000만달러인데 반해 수입은 35억6000만달러로 약 32억3000만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98년과 99년 극심한 불황을 경험한 국내 장비업체들이 내수시장 위주에서 탈피해 수출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장비 국산화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후공정 조립장비와 검사장비에 치중돼 있어 무역적자 폭은 더 늘어났다.
지난해 장비 국산화율 11.7%는 99년에 비해 0.8%포인트가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장비투자가 주로 국산화가 저조한 전공정 장비의 업그레이드 투자위주로 진행되면서 외산장비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300㎜시대를 눈앞에 둔 현시점에 장비 국산화율은 그리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공정별 국산화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30여개 장비업체들이 300㎜ 장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에 전후공정의 장비 국산화율은 지금의 2배 이상으로 급격히 높아질 전망이다.
전공정장비 가운데 포토(photo) 부문에서 트랙(track), 웨트스테이션(wet station) 등의 국산화가 진행중이고 식각부문에서 애셔(asher), 에처(etcher) 등이 국내업체들에 의해 개발중이다. 또 확산(diffusion) 부문에서 퍼니스(furnace), 고속열처리(RTP) 등의 300㎜ 장비가 시스템IC2010 과제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밖에도 화학기상증착(CVD)·원자층기상증착(ALD)·화학기계적연마(CMP)·자동화·검사 등의 장비가 국산화 마무리 단계에 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300㎜ 장비의 대부분이 전공정장비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300㎜ 전공정장비의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세계시장에서 국내 장비업체들의 입지향상은 물론 그동안 장비개발의 후속주자로 참여해 미국이나 일본 선도업체의 뒤만 따라야 했던 과거를 청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이 300㎜ 웨이퍼용 저압화학증착(LPCVD)장치, 옥사이드 에처 등을 일찌감치 출시했고 한국디앤에스가 300㎜용 도포·현상공정의 트랙장비, 스핀에처 등을 상용화한데 이어 최근들어서는 웨이퍼 세정장비인 스핀스크러버, 전공정 포토설비인 스피너 등을 개발, 제품 다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산씨앤드아이·코삼·성원에드워드 등 칠러 생산업체들은 300㎜ 제조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대용량 제품의 개발을 마쳤고 쎄믹스·이스트테크놀리지·한국도와 등 프로버를 생산하는 업체들 역시 300㎜ 대응제품의 개발을 마쳤다. 여기에 실리콘테크의 트랙장비, 코삼과 유니셈의 애셔, 선익시스템의 유기금속화학증착(MOCVD)장비, 아이피에스의 폴리 에처, 에이티엘의 옥사이드 에처, 코스텍의 진공 클러스터 툴, 신성이엔지의 웨이퍼 이송장치, 아이램테크의 웨이퍼 이송로봇시스템 등이 300㎜ 시장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또 쎄미콘테크가 300㎜용 CMP를 오는 하반기에 선보이기로 한 것을 비롯해 아이피에스, 지니텍, 주성엔지니어링, 피케이엘 등이 300㎜용 원자층증착(ALD) 장비를 줄줄이 선보일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반면 스테퍼(stepper), 이온주입(ion implantation), 스퍼터(sputter) 등의 개발은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지난해 국내 반도체 재료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6.8%가 증가한 21억2000만달러로 97년 23억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장비시장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도 재료의 국산화 비율은 99년대비 1.4%포인트가 상승한 57.6%다. 이중 전공정 재료의 국산화율은 53.5%, 후공정 재료의 국산화율은 69.5%로 재료의 국산화 제고 노력에 힘입어 해외의존도는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무역수지면에서도 수출 3억8200만달러, 수입 9억100만달러로 5억1900만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냈지만 점차 감소추세에 있다는 점이 장비시장과는 다른 점이다.
재료 수출액 3억8200만달러는 99년 수출액 3억1700만달러에 비해 20.%가 증가한 것이다. 이는 국내 재료업체들이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동남아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나름대로의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재료 수입은 전년 8억7000만달러에 비해 3.6%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숫자상으로 보면 양호한 편이나 여전히 국내수요의 42% 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수입재료의 78.7%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는 것은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음을 의미한다.
재료 분야에서 국산화는 장비분야에 비해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동진쎄미켐, 피케이엘, 화인반도체기술, 원익 등은 반도체 또는 LCD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재료를 국산화하면서 재료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편 국산화율 상승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 덕분에 지난해 웨이퍼, 포토레지스트, 마스크, 공정용 가스 등 전공정 재료와 리드 프레임, 본딩와이어 등 후공정 재료에서 모두 국산화 비율이 수입보다 많거나 비슷하였다. 하지만 금속·화학약품·배선재료 등 리드프레임의 기초재료와 실리콘웨이퍼의 원자재인 폴리실리콘 등은 여전히 수입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올해 장비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44.5%가 감소한 약 22억4000만달러로 전망되며 국산화율은 전공정 장비를 포함한 장비 국산화가 진전됨에 따라 전년비 3.8%포인트 개선된 14%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재료시장 규모 역시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이나 근소한 차이인 0.7% 감소하는데 그쳐 21억1000만달러의 시장을 유지할 전망이다. 재료의 국산화율은 0.5%포인트 개선된 58.1% 수준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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