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만리장성을 넘으려면

◆한국네트워크연구조합 최승태 전무 stchoi@knra.or.kr

 

 많은 사람들이 중국인들에 대하여 부정적인 말들을 하지만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도 정직한 사람과 속이는 사람들이 공존하듯이 중국인들이라고 해서 모두 장삿속만 차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세상 어디를 가더라도 오래되고 진실한 친구를 아끼는 것은 인지상정인 법인데 어찌 중국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 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볼 때 세상에 떠도는 중국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들은 ‘그런 중국인들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주의촉구의 메시지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최근 시장개척 사업의 일환으로 방문한 중국은 당초 생각했던 것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시원스레 뚫린 8차선 도로, 유럽풍의 크고 깨끗한 건물들, 특히 차이나유니콤 인터넷카페에서 인터넷 삼매경에 빠져 있는 수십명의 남녀 젊은이들을 보고 있노라니 IT를 포함한 전반적으로 중국의 수준이 나날이 향상되고 있음을 체험할 수 있었다. 우스갯소리지만 5년 후에는 중국 여성들의 미모가 한국여성들을 능가할 것이라고들 한다. 화장술과 패션의 발달, 그리고 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여 그만큼 세련되어질 것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가는 거대한 중국대륙은 그 시장의 잠재성으로 인해 세계 유수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따라서 마케팅·시장정보·제품 및 기술경쟁력 등에서 모두 열세인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기업들과 겨루며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물론 이 모든 상황은 중소업체들이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으므로 정부나 관련단체 차원에서 업체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할 때 이들의 중국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곧 국내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다.

 정부와 단체가 해야 하는 첫번째 일은 현지시장정보를 수집하여 국내중소업체들에 배포하는 일이다. 국내 중소업체들은 해외현지시장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태반이며 자체조사나 시장조사기관 등을 통해 입수하려고 해도 워낙 고액의 비용이 소요되다 보니 선뜻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시장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효율적인 진출전략이 짜여질 수 없음은 당연하다 하겠다.

 대만의 경우 정부에서 MIC라는 시장조사기관을 운영, 150명의 전문조사원들을 두고 세계 각국의 시장정보를 수집하여 자국중소기업들에 배포하고 있다. 전 세계의 틈새시장을 대만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은 이 덕분이라 하겠다.

 또 다른 하나는 IT장비시험센터의 효율적인 운영이다. 수많은 국내업체들이 해외인증을 취득하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을 쏟고 있으며 많은 면에서 외국업체들에 비하여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해외 인증기관들과 상호인증제도를 확대하여 추진한다면 국내업체들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업체들이 꾸준히 기술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배양해 주어야 한다. 또한 정부 나름대로 미래상황을 예측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업체에 이전함으로써 기술력 향상에 박차를 가해 주어야 한다. 핵심부품의 해외의존도가 높다면 아무리 제품을 수출한다 하여도 실제이익이 없을 뿐더러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외국업체들에 항상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부단한 기술개발을 통해 국산화를 달성하는 일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자체 기술력이 없는 업체에 정부가 아무리 훌륭한 지원을 하여도 결국은 남의 장사만 해주는 격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이제 중국시장은 국내업체들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만리장성을 넘으려면 높이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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