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컴팩 통합 국내 파장](2)중복사업 통합 어떻게 되나

 한국HP와 컴팩코리아는 그동안 ‘토털 솔루션’업체를 지향해왔다. 이러한 배경으로 두 회사는 동일 제품군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시장 곳곳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따라서 이번 합병은 두 회사가 경쟁상대에 있던 기존사업을 어떻게 통합하는가에 성공여부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업 통합은 본사의 몫이지만 국내지사의 통합도 이를 바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현재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

 미국HP와 컴팩컴퓨터가 지난 4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양사의 사업은 크게 이미지·프린팅(프린터), 액세스디바이스(PC·노트북), IT인프라스트럭처(서버·스토리지·소프트웨어), 서비스(컨설팅·서포트·아웃소싱) 등 4개 분야로 재편될 예정이다.

 양사의 사업중 프린터는 컴팩코리아가 제품군을 보유하지 않고 있어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서비스 부문도 양사의 전문 인력들이 합쳐질 경우 더 나은 경쟁력을 갖게되기 때문에 사업통합은 원만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액세스디바이스와 IT인프라 부분은 양사가 거의 모든 제품라인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제품의 단종여부 및 기술채택 등에서 논란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버사업=한국HP는 넷서버(PC서버), HP9000시리즈(유닉스서버)와 HP슈퍼돔(데이터센터급 유닉스서버) 등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컴팩코리아도 프로라이언트(PC서버), 알파서버(유닉스 및 전용OS 서버), 탠덤으로 알려진 논스톱히말라야(무정지시스템)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중 두 회사가 부딪혀 온 부분은 PC서버와 유닉스서버군인데 PC서버에서는 컴팩코리아가, 유닉스서버에서는 한국HP가 단연 앞서왔다.

 따라서 PC서버는 컴팩코리아, 유닉스서버는 한국HP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금융권에서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탠덤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한쪽의 제품군이 완전히 단종될지는 미지수이나 제품군 단일화는 피할 수 없는 만큼 일부제품은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PC사업군=데스크톱PC, 노트북PC, PDA 등의 PC사업군은 사업통합에서 가장 큰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 제품들은 성격상 브랜드파워가 가장 중요한데 인수자 입장인 HP가 그동안 공들여온 ‘파빌리온(PC)’과 ‘조나다(PDA)’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컴팩의 ‘프리자리오(PC·노트북)’가 세계시장에서 더 좋은 성적을 올려왔고 ‘아이팩(PDA)’도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만큼 합병사의 PC군 브랜드명이 어떻게 통일될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벤처지원프로그램=두 회사는 국내 IT산업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벤처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한국HP는 마이크로소프트, 인텔코리아, 사이버펄스네트워크가 함께 참여한 KIVI, e서비스솔루션파트너(essp)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컴팩코리아도 e코리아라는 이름으로 950개 파트너사를 지원하고 있다.

 양사의 벤처지원프로그램 성격이 비슷해 중복투자 가능성이 있는 만큼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단 이번 합병으로 인해 당분간 신규 투자는 중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컴팩코리아의 e코리아는 IT업계에서도 성공한 벤처지원프로그램으로 꼽히고 있어 합병 후에도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도 스토리지, 워크스테이션 부문에서도 동일 제품군이 있어 사업통합을 위한 논의는 미국 본사를 중심으로 계속 진행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각사의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상대 제품의 강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로 인해 자사 제품이 단종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한국HP 관계자는 “컴팩이 PC서버 1위라는 사실 때문에 HP넷서버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으며 컴팩코리아측은 PC사업에 대해 “컴팩이 피인수자이지만 기존의 브랜드파워가 있는 만큼 프리자리오라는 이름이 없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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