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전략구매 이원화 전략 뚜렷

 주요 대기업들의 온라인 조달 방식이 전략품목과 비전략품목을 구분한 ‘조달이원화 전략’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LG·SK 등 주요 그룹 산하 제조업체와 30대 그룹 소속 주요 대기업들은 전략품목에 대해선 자체 전자조달시스템을 구축해 온라인 조달을 하고 있으며, 기업소모성자재(MRO)는 공개 e마켓을 통해 구매하고 있는 뚜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기업간(B2B) 전자상거래(EC) 시장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동시에 한때 사업성에 회의를 불러일으킨 공개 e마켓이 B2B 시장의 한 축을 형성,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황=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기·삼성SDI·삼성코닝·삼성중공업 등 제조 분야 5개사가 자체 전자조달시스템을 가동하는 동시에 그룹 차원에서 설립한 아이마켓코리아를 통해 MRO 품목을 조달받고 있다.

 LG그룹은 LG전자를 비롯, LG화학·LG건설·LG전선 등 관계사에 모두 전자조달을 실시하고 있으며, MRO에 한해서는 LG유통의 MRO 사이트를 통해 구매대행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SK그룹도 SK(주)·SK건설이 전자조달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SK텔레콤이 구축에 돌입했다. 이들 3사를 비롯, SKC·SK가스 등 관계사 대부분이 MRO코리아를 통해 MRO 용품을 구매하고 있다.

 이밖에 30대 그룹에서는 금호·한화·두산·대림·코오롱·동부 등 30대 그룹 소속 기업들 중 건설·화학·타이어업종의 기업들이 전자조달시스템을 가동하는 동시에 외부 공개 e마켓을 활용하고 있거나 추진중이며, 포철·한국통신 등 주요 기업들도 사설 e마켓과 공개 e마켓을 동시에 이용하고 있다.

 ◇B2B 인식 전환과 폐쇄성=이런 현상은 B2B 효용성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계속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기업들의 이 같은 구매 이원화 전략은 온라인의 개방성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의 ‘폐쇄성’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현재 기업들은 내부 e프로큐어먼트의 등록 권한을 기존 공급업체들로 한정하고 있다. 즉 가상공간이라는 점을 적극 이용해 글로벌한 조건에서 새로운 공급선 발굴에 나서기보다는 기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거나 입찰을 통한 가격인하 효과를 보자는 인식 정도에 머물고 있다.

 외부 공개 e마켓을 이용하는 방식도 그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e마켓을 찾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나 롯데 등이 그룹 관계사 물량을 기반으로 e마켓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e마켓 대응 전략=기업들의 구매 이원화 전략은 초기 공개 e마켓 시장이 정착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들이 넘어야 할 산을 의미한다. 아이마켓코리아·엔투비·코리아e플랫폼·MRO코리아 등 대형 e마켓이 확보한 고객사는 거의가 관계사다. 이들은 고객사나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자신감을 가지면서도 한쪽으로는 비관계사나 MRO의 범위를 하루 속히 넘어서야 한다는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은 이 한계를 넘지 못할 경우 성장에 한계가 오기 때문이다.

 특히 직접자재의 확보는 e마켓들이 시급히 풀어야 할 공통된 과제다. 이미 확보한 관계사와 동일·유사업종을 중심으로 고객사를 늘려나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제품으로 승부하는 것이 빠르다. 주요 e마켓들은 지금 당장 직접자재 납품 기회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해 업종 특화품목, 즉 MRO용품에 속하면서도 해당 업종만의 특화품목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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