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낙경의 벤처만들기>(15)IT전시회의 계절

 얼마전 ‘컴덱스코리아 2001’이 막을 내렸다. 이밖에도 가을로 접어들면서 전자상거래·반도체·게임콘텐츠 등 각 분야 전문 전시회들이 빼곡한 일정으로 계획돼 있다.

 기술과 시장의 변화를 가장 손쉽게 느낄 수 있고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집약된 공간으로서 전시회는 단순한 이벤트 이상의 의미가 된 것이다. 이 기회에 IT기업 홍보활동의 하나로 전시회 참가의 중요성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무선인터넷솔루션업체인 E사는 그야말로 ‘전시회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다.

 설립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유럽·미국·브라질·일본 등의 기업들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기술개발과 현지시장 진출에 대한 협력을 이끌어냈는데, 이 모든 것이 순전히 각 지역 전시회 참가를 통해 건져올린 ‘대어’들이었다.

 E사는 이 가운데 일본의 무선인터넷전시회에서 만난 파트너기업으로부터 투자유치를 이끌어내고 일본 현지법인을 설립할 정도로 비즈니스의 진전을 이뤘다. 이처럼 자사의 기술력에 자신있는 벤처기업이라면 전시회는 꼭 전략적으로 접근해볼 만한 기회다.

 반면 별다른 기술, 제품의 차별성이 없다면 전시회 참가가 오히려 시간과 자금의 낭비일 수 있다.

 A사는 휴대형 디스플레이를 개발했지만 국내시장에서 수요처를 찾지 못하자 미국시장을 뚫어보기로 하고 현지에서 개최된 전시회에 참가했다.

 이 전시회에서 A사는 자사제품의 기술적 우위는 미미한 반면 대만·중국 등 후발국과 가격경쟁이 어렵다는 점을 배웠다.

 전시회에서 만난 바이어들에게 수개월간 샘플을 보내고 혹시나 기대도 해봤지만 결과는 허사였다. 굳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많은 벤처기업들이 전시회 부스에서 실속없는 번잡함을 겪은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동영상 솔루션 개발업체인 M사는 얼마전 국내 전시회에 처음 참가했다.

 전시부스를 다녀간 사람들 중 과연 얼마나 자사의 고객이 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바로 그들 중에서 큰 고객을 만날 수 있었다. 전시기간 내내 M사의 사장이 직접 방문객을 맞아 자사의 상품을 목이 쉬도록 친절히 소개한 것이 유일한 홍보방법이었다.

 IT분야 신생기업들은 주요 창업멤버들이 대부분 기술자 출신으로 구성되다 보니 기업을 알리고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하기 위한 전문역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초기 벤처기업들에 전시회 참가는 비교적 부담이 적은 비용으로 시장을 탐색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전시회 참가는 준비과정에서부터 적지 않은 비용이 요구되므로 이를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치밀한 사전준비가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잠재고객층을 미리 파악해 초청작업을 해둔다든지, 짧은 시간에 잠재고객에게 제품과 기업을 명확하게 소개할 수 있는 홍보물을 마련해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또 전시회에 언론의 취재가 있을 것을 예상해 뉴스 아이템이 될 만한 이벤트를 기획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이밖에도 큰 돈을 들이지 않고 홍보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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