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머리 한구석에는 중국 전자제품은 가격이 저렴한 대신 품질은 국산에 비해 떨어진다는 관점이 자리잡고 있다. 아마도 이런 생각은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아직은 중국산보다는 우리 제품이 낫다는 일종의 자부심과 비슷하다.
그러나 중국 장둥성 내 선전과 광저우 지역의 백화점과 전자매장에 들어가보면 이러한 생각은 한번에 무너져버린다. 우선 서울의 강남에 위치한 백화점 못지 않은 화려한 외관에 기세가 눌리고 백화점을 찾는 중국인들의 옷차림에서도 당초 예상했던 중국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다. 여기에 정문과 에스컬레이터 주위로 빽빽하게 자리하고 있는 소니, JVC, 파나소닉, 필립스 등 수입전자업체와 하이얼, TCL 등 중국업체들이 평면TV, 디지털냉장고, 드럼세탁기 등 소위 첨단가전이라 불리는 제품들을 자리경쟁하듯 진열해 놓고 있다. 또 매장 곳곳에서 고급 외제 승용차와 기타 전자제품을 경품으로 내놓고 늘씬한 도우미가 헤드폰 마이크를 끼고 홍보에 열심인 모습도 처음 중국을 찾는 이들을 놀라게 한다.
문득 우리의 세계적인 가전브랜드 삼성과 LG는 왜 안보일까 하고 의문을 갖는 것은 당연지사. 물론 있다. 넓은 매장을 뒤지듯 돌아다니다 보면 다른 가전에 둘러쌓여 작은 외침을 하고 있는 우리의 브랜드가 있는데 이 모습을 보노라면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
더 큰 문제는 현지 중국인들이 한국산 브랜드를 보는 시각이다. 광저우에 소재한 백화점의 전자매장 관계자에게 한국산 전자제품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런 말을 한다.
“이 곳에서 한국산 전자제품은 중하급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 같은 품질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아 사실상 별로 인기가 없다.”
다소 충격적인 말이기도 하지만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시장 내 광둥성 지역에서 한국산 전자제품의 위치를 정확히 말해주는 대목이 아닐까.
이제 기자의 머릿속에서는 중국에 대한 시각을 새로이 정리하고자 한다. 기존에 각인돼 있던 중국에 대한 고루한 생각을 버리고 오히려 우리보다 한발 앞서가고 있는지도 모를 중국으로 말이다.
<생활전자부·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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