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8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정보기술(IT) 특집에서 최근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모바일게임의 현황과 비전을 제시해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기획기사는 침체국면을 맞고 있는 이동통신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을 들인 기술개발보다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곧 업체의 생사를 가름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럽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기술개발에 치중한 반면 일본이 ‘i-모드’를 통해 모바일게임과 같은 알찬 서비스로 고객유치에 성공한 예를 들며 이러한 논거를 뒷받침했다.
파이낸셜의 지적처럼 유럽의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지금까지 제3세대 통신기술 개발에 약 1200억유로달러(1032억달러)를 쏟았고 앞으로도 네트워크 구축 완료까지는 그만한 돈을 더 투입해야 하는 처지다. 유럽이 투자비용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10년 동안 이용요금을 50∼100% 정도 올려야 할 처지며 기술개발에 치중한 나머지 소비자들을 모바일게임과 같은 서비스로 유인할 만한 요소를 갖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일본 NTT도코모는 ‘칵테일 서비스 개념’의 모바일게임 운영을 위시해 만화와 벨소리 서비스로 수익모델을 얻어내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제 세계 이동통신시장은 “모바일게임과 같은 칵테일 서비스 제공이 급선무”라고 결론짓고 있었다.
실제로 한국 모티즌들은 하루가 다르게 모바일게임에 열광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은 이동성과 휴대성, 그리고 간편성에 적합한 콘텐츠 아이템이라고 아무리 재포장하고 강조한다 해도 ‘덩치’에서는 PC게임을 따라갈 수 없다. 눈부신 그래픽과 화려한 동영상의 PC게임에 비해 커봐야 명함 반 만한 액정화면에서 이리저리 활개치는 새끼손가락 손톱보다 작은 주인공들은 그지없이 안스럽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바로 이점이 칵테일 개념의 모바일게임의 키워드이고 장점 중의 장점에 속한다. “언제든지 할 수 있어서 좋다”는 그 자체가 와이어리스 시대의 장점일 뿐만 아니라 창의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더구나 작은 컬러 액정화면에서 집중과 선택은 시간 때우기(killing time)용으로 그만이다. 요즘 나오는 게임처럼 어렵지도 않다. 게임 하나 사려고 3∼4만원을 내지 않아도 된다. 제작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보통 패키지게임이 1년 넘게 몇억원 들어서 만드는 것에 비하면 모바일게임은 3∼5명이 한달 안에 재빨리 만들 수 있다는 비용절감이야말로 시의적절한 시도에 속한다. 더욱이 모티즌의 반응만 좋으면 수익모델 반열에 링크될 수 있다는 가치사슬과 함께 수익모델의 원천으로 내비치기까지 한다.
최근 들어 버추얼머신(virtual machine)을 탑재한 휴대폰 출시로 모바일게임의 인기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새로운 시도의 기폭제로 그 좋은 반증이 된다.
결론적으로 올 한해 동안 국내 모바일게임시장 규모 200억원(세계시장 규모는 2005년 317억달러)을 기대하고 있는 한국 모바일게임 관련업계는 다음 세가지 새로운 시도에 주목할 필요가 생겼다.
하나는 ‘2001년 게임백서(게임종합센터 발행, 217쪽)’에서 제시한 것으로 다른 장르의 게임에 비해 프로그램 자체가 작고 제작기간이 짧아 수요자의 특성 및 요구사항에 대한 정보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고 새롭게 출발하라는 주문이다.
둘은 지난 7월 11일 발족한 ‘게임콘텐츠포럼’에서 게임브릿지 유형오 사장이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라는 주제의 모두 발언에서 제시한 ‘게임(모바일게임 포함) - IT비즈니스의 트로이 목마’라고 정의한 대목을 차별성의 한 대안으로 삼아야 될 것이다.
마지막 셋은 ‘파이낸셜타임스’의 특집기사대로 하루가 다르게 까다로워지고 있는 모티즌의 입맛에 걸맞은 ‘칵테일 서비스’와의 행복한 결혼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와 부단한 연구개발이야말로 일취월장이 가시화되고 있는 모바일게임업계의 모두에게 해당되는 선택조건이 아닌 필수조건에 해당함은 물론이다.
<한국문화콘텐츠학회 홍보이사 임은모 adi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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