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SI 프로젝트가 올초의 의욕적인 출발과는 달리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어 업계의 획기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SI업체들이 치열한 국내시장을 탈피해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아래 경쟁적으로 추진돼온 해외 SI사업 프로젝트 수주활동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피말리는 장기전에 돌입해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는 등 전전긍긍하고 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사례별로 다르지만 국내의 대형 SI프로젝트가 일반적으로 6개월 정도의 시간과 총 계약금액의 2.1%의 비용이 사업수주를 위한 사전투자비용으로 소요되는 것과 달리 해외 SI프로젝트는 이의 2배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여기에다 현지 돌발상황에 따른 추가비용이나 최악의 경우 사업이 완전 무산되면 이에 대한 기회비용은 실로 엄청나다.
현대정보기술와 AIT가 공동으로 구성한 현대컨소시엄이 베네수엘라 전자주민카드사업을 수주한 것을 발표한 것이 올해 초이지만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실제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현지 장관의 교체, 입찰에 참가했던 경쟁업체의 반발 등 여러가지 이유로 수주 최종단계에서 더이상 진전이 없는 실정이다.
현대정보기술은 이달 초 베네수엘라 현지 장관으로부터 사업계약에 대한 최종 통보를 받았다며 다음 주중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얘기도 한 지도 벌써 한달이 다 돼간다.
LGEDS시스템(대표 오해진)이 공을 들이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경찰청 프로젝트도 계획추진이 불투명한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관계자가 우리나라를 포함해 각국을 돌면서 본격적인 조만간 사업에 착수할 것이라는 것이 아직도 원점에서 맴돌고 있다.
이에 따라 1년여 전부터 사업추진을 해온 LGEDS시스템은 조만간 현지조사를 끝내고 연말을 목표로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계획을 수립했다.
올해를 해외진출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시장개척에 사력을 집중해온 SKC&C(대표 변재국)는 아직도 시장개척을 위한 투자에 주력하고 있는 형편이다. 몽골지역 SI사업을 목표로 연초에 설립한 합작법인인 스카이C&C의 경우 상반기 동안 올린 매출은 겨우 15만달러에 그치고 있다.
현지법인 23명의 봉급과 1만5000달러에서 2만5000달러에 이르는 월평균 운영비를 투자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곳의 법인운영에서 당장의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SKC&C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이준희 상무는 “후진국의 경우에는 프로젝트 자체의 신뢰성 등에서 문제가 많다”며 “SKC&C는 우선 SK텔레콤과 동반진출해 IT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삼성SDS(대표 김홍기)는 대형 해외 SI프로젝트보다는 솔루션별 수출을 통한 해외 시장공략에 우선적으로 나서고 있다. 비용대비 이익의 매력이 적은 SI프로젝트보다는 경쟁력있는 솔루션 수출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게 삼성SDS의 생각이다.
투자금의 회수가 느린 장기전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벤처기업도 해외 대형 SI프로젝트의 수주활동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통신데이타(대표 김장수)는 지난 5월 사우디텔레콤에 통신선로관리시스템을 수출하기 위해 이 회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아무것도 없으며 인도네시아의 6000만달러 규모 주민통합데이터베이스 구축사업을 수주해 주위를 놀라게 한 솔로몬아이티(대표 김영훈)도 곧바로 계약이 되고 사업착수에 들어가는 듯했으나 현재까지 계약이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해외사업에 정통한 한 SI업체 한 사장은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SI프로젝트 수주활동이 여러나라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만큼 현지 사정에 맞는 일정관리나 주의를 기울여 낭패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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