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를 앞두고 마케팅 강화에 나선 무선인터넷 기업들이 외부 자금조달 대상을 금융기관 중심에서 관련 분야 기업 쪽으로 돌리고 있다. 일단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벤처캐피털 등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조달이 극도로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 이 같은 상황에서는 설사 펀딩에 성공한다 해도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무선인터넷업계는 이에 따라 벤처캐피털 등 국내 전문투자기관보다 모바일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이해하고 있고, 향후 전문업체를 통한 비즈니스적인 연결고리를 필요로 하는 국내외 관련 기업과의 전략적 투자유치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밸류에이션의 ‘괴리’=세계적으로 인터넷 시장이 무선으로 전환하고 우리나라가 초기시장을 주도하면서 무선인터넷 벤처에 대한 투자가들의 관심은 높다. 문제는 투자기관 및 기업과 자금을 원하는 기업간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대한 거리가 크다는 점. 투자기관들은 자금시장 불안 등을 이유로 낮은 배수의 투자를 원하는 반면 기업들은 모바일 시장의 잠재력 등을 내세워 높은 밸류에이션을 주장하고 있는 것. 캐릭터(이미지) 전송 솔루션을 세계 최초로 개발, 무려 50배 이상의 파격적인 배수로 펀딩을 추진하고 있는 네오엠텔의 이동헌 사장은 “현재 국내 벤처캐피털 중 10배수 이상의 투자를 감당할 만한 벤처캐피털을 찾기 힘들다”며 “이런 상황에선 자본 이득보다 비즈니스적 협력을 필요로 하는 관련 기업들이 투자유치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전략적 파트너십=무선인터넷업계가 벤처캐피털 대신 관련 분야 기업을 찾아나선 것은 자본 확보와 함께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동반자도 필요로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낮은 배수로 무리하게 투자기관으로부터 펀딩을 얻어낼 바에는 향후 해외 진출이나 글로벌 마케팅에 필요한 관련 기업과 전략적 제휴 형태의 투자유치를 추진하는 것이 ‘명분’과 ‘실리’ 면에서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자바 계열 버추얼머신 전문업체 XCE의 김주혁 사장은 “자금조달이 긴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낮은 배수로 기관펀딩을 할 필요는 느끼지 못한다”며 “현재 중국 등을 겨냥한 해외 진출을 모토로 동남아 관련 기업과 전략적인 투자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초기시장 선점=안팎으로 펀딩을 추진하는 데는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무선인터넷업계가 전략적 투자유치 형태로 자금조달을 적극 추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지금이 초기 무선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 적기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무선인터넷 시장은 한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마케팅을 전개할 경우 최근 무선 바람이 불기 시작한 유럽·중국·미주 지역으로의 진출에서 효과를 거두는 데 유리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CDMA 종주국’으로서 해외 관련 기업으로부터 국내 무선인터넷 벤처기업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과 투자 유치는 국내 무선인터넷 전문업체들의 초기시장 선점과 세계 시장 진출에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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