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2년여 가까이를 끌어온 IMT2000사업자 선정을 지난 25일 LG텔레콤에 동기식 사업권을 허가하는 것으로 마무리함에 따라 향후 정해질 주요 IT정책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통부는 IMF체제속에서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해왔던 IT산업이 최대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도 IMT2000 사업자선정 등 통신서비스시장 구조조정에만 매달려온 상태에서 이번 IMT2000 동기식사업자 선정완료는 상당부분 정부의 IT정책전환의 변곡점 역할을 할 것으로 인식된다.
특히 최근의 IT시장은 통신시장 구조조정 외에도 경기위축, 수출부진, 이동전화요금 인하 등 복잡한 현안이 맞물려 있는 상태여서 정통부가 향후 취하는 정책포커스에 따라 국내 IT산업은 커다란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현 정부의 IT정책 흐름=IMF체제와 함께 시작한 국민의 정부에서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던 분야가 바로 IT였다.
당시 정부는 IMF체제에 따른 강력한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도 통신서비스를 필두로 한 IT분야에 대해서는 부양정책을 제시해왔다.
정보화근로사업이나 100만 정보화교육 등 정부차원의 정보화 수요촉진책 외에도 CDMA 이동통신, ADSL 도입 등 통신사업자의 대대적인 투자와 마케팅 촉진을 유도함으로써 IT산업 전반의 활성화를 꾀했고 벤처기업의 투자자금 조달을 위한 코스닥도 활성화시켰다.
이러한 IT 활성화정책 때문에 벤처를 포함한 국내 IT산업은 거품이란 소리를 들으면서도 세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아왔다.
문제는 지난해 IMT2000 정책수립을 기점으로 시작된 통신사업자 구조조정.
국민의 정부에서 IT산업을 관장해온 정통부는 지난해부터 경쟁체제 도입이후 나타난 후발사업자의 부실화 및 중복투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MT2000을 매개체로 통신 3강체제를 추구했고 그 과정에서 단말기 보조금 금지, 중복투자 방지 등 규제중심의 정책을 펼쳐왔다.
이후 유럽에서 시작된 이동통신서비스분야에 대한 거품논란이 일면서 통신서비스분야의 위축이 시작됐고 올해 들어 국내 IT산업은 자연스럽게 침체 양상을 맞게 됐다.
이같은 와중에서 통신서비스산업 구조조정의 핵심 현안이었던 IMT2000을 LG텔레콤에 동기식 사업권을 부여함으로써 마지막 3강구도를 완성시킨 것이다.
◇최근의 정통부 움직임=LG텔레콤의 동기식 IMT2000사업권 신청을 분기점으로 IT 주무부처 정통부의 내부 움직임도 상당한 변화를 겪고있다.
먼저 LG텔레콤이 주도하는 동기식 IMT2000컨소시엄이 이달초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후 장관을 비롯한 정통부 고위간부들의 1차적 반응은 ‘통신시장 구조조정에서 손을 뗄 때’로 나타났다.
특히 IT산업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일부 부서의 경우 사업자 선정 등 통신서비스시장 구조조정에서 벗어난 적극적 IT산업정책을 제창하고 나섰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장관 주재 간부회의에서도 주요 실국장들은 IT침체 극복을 위한 신기술 상용화, 특히 통신사업자의 역할강화 목소리가 제시됐다.
청와대에서도 IT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대안 마련요구도 전달됐다.
지난 3월 취임이후 동기식 IMT2000 사업자선정을 통한 통신시장 3강체제 정립을 위한 정책대안 마련에 골몰해왔던 양승택 장관의 행보도 과거와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양 장관은 최근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중시 경영을 선언한 이상철 한국통신 사장을 초청, 한국통신의 설비투자확대를 직접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 장관은 또 IT수출대책을 직접 점검하는 한편 재경부의 이동전화 요금인하 주장에 대해서도 IT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통신사업자의 설비투자가 최우선이라는 주장을 내부적으로 제기했다.
◇경기활성화와 추가 구조조정이 맞물릴 듯=양 장관을 중심으로 한 정통부의 물밑 움직임이 IT산업정책 ‘우선’으로의 전환양상을 나타낸다고 해서 지난 98년의 경우와 같은 적극적 IT경기 활성화 정책이 재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IMT2000사업자 선정을 중심으로 통신시장의 구조조정은 대체적으로 완료됐으나 KT, SKT와 경쟁할 후발3강의 입지는 아직도 취약한 상태기 때문이다.
또한 정통부가 취할 최선의 경기부양대책이 한국통신의 투자확대와 함께 IMT2000, 디지털TV의 설비투자 확대나 이 문제 역시 아직까지는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IMT2000사업자 선정을 분기점으로 통신시장 추가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한편으로 투자확대를 골자로 한 국내 IT경기 활성화 및 IT수출 촉진대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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