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술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wgha@etri.re.kr
네트워크의 처리속도는 매년 2배씩 증가한다는 조지 길더의 경험칙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인터넷 활용의 대중화시대로 접어들면서 네트워크상의 정보 유통량은 가히 폭발적으로 증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2003년께에는 가입자망의 전송속도가 현재의 10배, 2005년에는 100배 그리고 2010년에는 1000배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1000X 정보통신시대란 어떤 모습일까. 한마디로 정보통신망이 물과 공기와 같이 생존환경 그 자체가 되어 깊숙하게 침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그 존재의 소중함을 굳이 의식하지 않게 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광섬유뿐만 아니라 차세대 이동통신시스템 등을 통해서도 광섬유망 수준의 고품위 영상이 쾌적하게 유통되고 행정과 기업 그리고 일상활동이 100% 전자적으로 처리될 수 있는 고도정보통신네트워크국가(e-Nation)의 성숙 국면이라 하겠다.
바로 이러한 상황을 능동적으로 주도하기 위하여 세계 각국은 e국가 건설을 21세기 프로젝트로 그 위상을 부여하고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이쯤에서 우리의 가까운 장래의 삶의 환경이 될 1000X 정보사회를 대비한 대응과제를 몇 가지 생각해 보기로 하자.
먼저 성숙된 e국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고품위 동영상 등 초대용량 데이터를 쾌적하고 저렴하게 유통시킬 수 있는 차세대 가입자망 보급 연차별 프로그램이 범정부 차원에서 세밀하게 준비돼야 한다.
7월 말 현재 우리나라는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을 배경으로 ADSL, CATV, 광섬유 LAN 등과 같은 다양한 가입자 회선방식이 이용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650만 고속 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하였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10X에서 100X 정보통신시대로의 진입에 성공함으로써 최첨단 사이버 인프라 대국으로서 국제적 주목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적어도 국민 1인당 6Mbps 이상의 유무선 상시접속 환경과 1세대 당 50Mbps 정도의 초고속 회선을 필요로 하는 100X에서 1000x 네트워크 시대를 대비한 차세대 정보통신 가입자망 건설역사에 도전해야 되기 때문이다.
둘째 차세대 정보통신사회란 곧 모든 기기와 장치 그리고 시설물이 네트워크로 연결, 관리되는 1000X 정보단말 시대이기도 하다. 주지하듯 90년대는 PC가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모든 기능을 수행하는 인터넷 접속 단말로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렸으나 최근에는 휴대전화가 인터넷 플랫폼으로 활용되면서 이용자에 의한 인터넷 단말 선택의 시대가 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보아 수년 내에 다양한 정보가전, 각종 장비와 부품 그리고 도시의 시설물에 이르기까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인터넷 총단말 환경(Internet for All)이 도래할 것이다.
차세대 인터넷 기술인 IPv6가 일반화되는 2005년 이후에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100억대의 인터넷 접속단말이 유통될 것이라는 일본 노무라 연구소의 전망이 이러한 상황을 여실히 웅변해 준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침체된 국가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찾는 산관학의 총체적 대응이 있어야 한다.
셋째로 초고속·대용량 정보 관로(Conduit)를 흘러다니는 차세대 디지털 콘텐츠는 어떤 조건을 만족하여야 할까. 무엇보다도 문자와 영상, 음성과 동영상 등 모든 콘텐츠가 네트워크의 모드나 매체 종류에 상관없이 또한 수많은 정보 단말간을 자연스럽게 넘나들면서 교통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일반적인 정보는 물론 게임·음악·영상·광고 등이 개별적으로 유통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요구와 효용을 극대화시키는 형태로 포괄적이고 융합적인 콘텐츠로 탈바꿈할 것이다.
이러한 콘텐츠 세계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가 단말과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규정한다는 공급자 중심(Last one mile) 경영에서 탈피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서 콘텐츠가 네트워크 구축형태와 단말 수요를 견인한다는 이용자 중심(First one mile)가치로의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20세기는 전화용으로 정비된 인프라스트럭처를 이용하여 전세계적 규모로 디지털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인터넷의 위력을 탐험하고 검증한 시대였다. 그러나 21세기는 고도정보통신네트워크를 무대로 정치·경제·문화의 역할이 재정립되고 인터넷의 수비범위가 무한히 확장되는 네이티브 인터넷시대, 1000X 정보통신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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